조커 (Joker, 2019)

별  ★★★★★

 평생을 기억할 영화의 탄생입니다. 위험한 영화입니다. 비뚤어진 자의식을 합리화하는 과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이고, 반사회적이며 인륜을 져버리는 일대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기가 합법화되어있는 미국이 당연히 치안을 강화해야만 하는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아름답습니다. <조커>는 아서라는 인물이 왜 범죄를 저질러야만 했는지 관객에게 연민을 구걸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런 저런 영화에 공감하려 하나 알게된것이 있습니다. 갑자기 결혼이야기로 넘어가자니 뜬금없지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결혼이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영화이길 바라기보다, 내가 영화가 바라는 사람이 되어주는것이 영화를 참되게 보는것이라 느꼈습니다. 우연히도 하필 제 삶이 아서와 왜 그리 맞닿아 있는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코믹스 원작의 영화답지않게, 보편적 예술영화들조차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자의식의 세계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능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단 수동적으로 맞는 상황들에 아서가 느끼는 정서적 변화의 표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아서의 폭력적 행보에 거부감이나 연민을 느끼지 못할 관객들이 많을것이고 영화도 루즈한 편입니다. 자아를 찾으려는 강한 열망을 지닌 아서가 맞닥뜨리는 상황들, 삶이라는 예술을 만화원작의 스토리에 담아낸 정성이 대단했습니다.

 호아킨 피닉스라는 배우를 여러번 보았지만 항상 캐릭터는 비슷합니다. 강박증, 정신질환을 앓는듯 자의식에 사로잡힌 캐릭터였습니다. 7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하나같이 공감능력 떨어지고 자기연민에 빠진, 인간의 나약함을 대변하는 배우로서 자리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항상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영화들은 늘 어렵고 난해했습니다.

 <조커>는 캐릭터나 시나리오도 훌륭하지만 영알못인 제게도 미쟝센이나 영화적 순간이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요즘들어 영화라는 예술을 어떻게 즐겨야하는지 많은 생각을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감히 말해봅니다. <다크나이트>보다 어떻게보면 위대합니다. 자고로 영화란 이래야 한다고도 말해봅니다. 이 별점은 영화에 매기는 점수이기보다 스스로에게 매기는 점수입니다. 이러한 만화원작의 영화는 향후로 잘 없을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