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불여일견 [추천요청글 후기]

안녕하세요 회원님들

많은 회원님들께서 도움을 주셔서 후기를 남기는게 예의인 것 같아 글 씁니다

요청글은  시계 추천 부탁드립니다 (etoland.co.kr)  입니다

(요청글의 조건은 아버지께 사전에 여쭤보고 정한 것이었습니다)

글이 길어져 세줄 요약 먼저 드립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더라

1. 회원님들 추천 포함 후보군(사심과 예산때문에 오토매틱도 포함)을 보여드리고 고르시게 했다

2. 여러분께 죄송하지만 아버지께서 티쏘 슈망드뚜렐(오토매틱)을 고르셨다

3. 직접 구경하시고 선택이 또 달라지셨다: 해밀턴 재즈마스터 오토

처음엔 제가 직접 골라서 아버지께 사드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착용할 것도 아니고, 아버지께서 앞으로의 삶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은 시계이기에

아버지의 기호를 여쭤보고 사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 후보들을 추려서 보여드리기로 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알려주신 시계브랜드와 모델, 유튜브를 모두 찾아보고 하나하나 캡쳐해서

20개의(!) 후보들을 사진으로 보여드리고 고르시라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관리의 용이성 때문에 쿼츠를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산인 100 정도의 시계는 오토매틱이 더 많은 것 같아  쿼츠 사이에 

오토매틱들도 후보군에 슬며시 넣어 알려드리지 않고 보여드렸습니다

제 사심이 들어간 것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버지께선 티쏘 르로끌도 아닌 그 윗 가격대의 슈망 데 뚜렐을 고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토매틱에 대해 말씀드리고 그래도 괜찮으시냐 여쭤봤더니

생각보다 쿨하게 괜찮다고 하셨습니다..ㅎㅎ..

쿼츠조건으로 회원님들께 여쭤봤던 제가 무안해지게 되었었죠..

예상과 조금 달라진 선택에 아버지께서 직접 보고 고르시면 좋겠다 생각하여  매장방문을 권해드렸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직접 보신 결과 최종 선택은 티쏘도 아닌 해밀턴 재즈마스터 오토가 되었습니다

오토매틱이라는 점만 빼면 조건들에는 부합한 모델이었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와닿는 선택과정이었습니다

최종선택이 회원 여러분께서 추천해주신 것들은 아니었지만

후보들을 추리고,  짧게나마 시계에 대해 알게 된 점에서 회원님들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시계를 생신선물로 정하게 된 이유는 얼마 전 우연히 본 젊은 시절 아버지의 일기장이었습니다

군 제대 후 상경하여 막무가내로 돌아다니며 직장을 구하고 도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조금 있던 돈 마저 다 떨어진 젊은 시절의 아버지는 남아있던 시계마저 전당포에 넘기셨습니다

그 날, 그 당시의 아픔과 고통, 괴로움이 일기에 그대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 일기를 본 저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우리 가족들이 선물을 받을 때면  농담조로 '아빠는 (선물로)시계면 된다' 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께선 수십년동안 시계 없이 살아오셔서  시계가 필요없으신 줄로만 알았습니다 

넉넉치 않은 살림으로 아버지 당신을 위해 돈을 쓰시지 않았다는 것만 알았구요 

그런데 그 일기를 보고나니 그 동안의 지나가듯 말씀하셨던 시계 이야기와 시계 없이 살아오신 이유가 짐작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직은 집안 사정이 좋지 않지만 올해만큼은 시계를 꼭 선물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시계를 통해 더욱 힘이 나시리라 확신합니다

회원님들 덕분에 좋은 시계를 선물하게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한 가지 나누고 싶은 점은 병행수입이 아닌 정품이라면,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제일 저렴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제 딴에는 선물이라고 정품을 사드리고 싶었고, 욕심까지 부려 저렴하게 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저렴한 곳은 백화점 내 매장이었습니다

행사할인, 제휴카드할인, 상품권 행사등을 다 합하니 온라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병행수입 제외)

그리고 밴드나 악세사리 할인이 가능한 카드쿠폰까지 받았습니다

잘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아실 수도 있겠지만 저같은 뉴비에게는 새로운 사실이어서 나누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