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이드 본부 근황 - 어린이날은 바나나가 자란다

약 10개월 전쯤이었을 거예요.

작은 바나나 묘 몇 십 그루를 구하게 된 것은요.

만우절 그 바나나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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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트에서 사다 먹는 그 열매가 달립니다.

캐번디시(Cavendish), 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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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좀 더디게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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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모두의 pH>의 저온 생육 테스트에 희생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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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루만 실내로 들여서, 겨울을 나게 했죠.

하나는 일반 캐번디시, 하나는 드워프 캐번디시 입니다.

드워프 종은 비교적 낮게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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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성장세로 걱정을 끼치더니

한 달 전부터 자라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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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감당 못할 속도로 자라는 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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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도 금방 금방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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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키울 때 가장 난감한 건 극강의 가습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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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빨아들여서 공기 중으로 증발시키는 수준이 아니고

바닥으로 물을 떨어트려 화분 주변을 흥건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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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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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거대한데…

사진으로는 그 키기가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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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좀 전달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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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큽니다.

그런데 지금도 계속 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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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부직포 화분을 뚫고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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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캐번디시 줄기는 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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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바나나(오프셋)도 자라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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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제법 자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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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캐번디시도 새끼가 생겼어요.

분리해 줘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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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 겸, 새끼 바나나 분리 겸 밖으로 데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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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반 수경재배로 길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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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직포 화분에서 안전하게 꺼낼 방법은

부직포 화분을 자르는 것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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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뿌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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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바나나를 분리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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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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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잘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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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바나나와 연결되었던 부분이 보입니다.

이제 독립할 때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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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씻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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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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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캐번디시도 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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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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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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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바나나가 분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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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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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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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체 바나나를 큰 화분으로 분갈이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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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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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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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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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캐번디시도 분갈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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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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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파 키우기 퀘스트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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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토 키우기 퀘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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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감이 좋은 드루이드는 처음입니다.

당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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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를 이번에 처음 참여하시는 분들은 상상하고 계시겠죠.

나도 20쪽으로 분얼하는 파를 수확할 수 있어.

파코인 가즈아, 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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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어 놓은 주아가 꿈틀 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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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허리를 펴는 것만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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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오는 것만 같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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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뿌파는 마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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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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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게 자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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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일부는 죽겠죠. 말라비틀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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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도 막 생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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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몇 드루이드들이

아, 죽었구나… 할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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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퀘스트가 안내될 거예요.

죽은 뿌파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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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뿌파는 살아날 것이고

이미 버린 드루이드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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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본격적인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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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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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으로 분얼 된 파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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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가 너무 많습니다.

100 대 1일 때는 제가 이길 수 있지만…

이렇게 참여자가 많으면 제가 집니다.

2000 대 1은 너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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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뿌파를 뽑아버리기 전에 미리 말합니다.

시들 수 있어요.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뽑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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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단지 말하지 않거나. 늦게 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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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퀘스트 시작 전에 늘 안내합니다.

이래서 약관을 잘 읽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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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이니까

우수 드루이드( 소언 스푸키 님)에게는

아기 바나나를 선물로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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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커져서

집안 공간 중 무려 2평을 차지할 수 있지만…

주변 바닥이 물로 흥건해질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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