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긴 김연경의 힘, 멘탈도 실력도 No.1…이제 통합우승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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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이 15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3. 3. 15. 박진업기자 [email protected]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결국 해냈다.

흥국생명은 15일 화성종합경기타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승점 79를 확보한 흥국생명은 현대건설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선두를 지키게 됐다.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구단 통산 여섯 번째 대업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번시즌 흥국생명은 스스로 위기에 빠졌다. 3라운드를 마친 후 현대건설을 3점 차로 따라잡은 시점에 권순찬 전 감독을 사실상 경질하는 황당한 선택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전 단장과의 갈등이 일어난 과정을 설명하다 더 큰 지탄을 받았다. 합당한 이유가 없는 경질이었으니 해명도 불가능했다. 권 감독이 증발한 가운데 이영수 코치가 한 경기에서 감독대행을 맡은 후 함께 팀을 떠났다. 구단은 이후 김기중 감독을 선임하려 했으나 선수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결국 김대경 코치가 대행에 대행을 맡아 10경기를 지휘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악조건 속에서도 흥국생명이 우승한 원동력은 선수단을 하나로 묶은 김연경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팀 내 최선참인 리베로 김해란은 “연경이에게 특히 고맙다. 연경이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참고 팀을 이끌어줬다. 다들 힘들었지만 서로 잘 견뎌내 여기까지 왔다”라며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이 하나로 뭉쳐 시련을 이겨냈다고 얘기했다.

김연경은 15년 만에 리그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2년 전에도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우승에 도전했지만 쌍둥이 사건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다 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쳤다. 다시 한 번 악몽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련을 극복하며 1위 타이틀을 따낸 김연경은 “긴 시즌이었는데 우승으로 마무리해 기쁘다.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같이 뭉쳤기 때문에 잘 이겨냈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기분 좋다.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고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 이겨냈다”라며 웃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왼쪽)과 김연경이 15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 3. 15. 박진업기자 [email protected]

팀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한 김연경은 실력 면에서도 리그 최고였다. 김연경은 이번시즌 34경기에서 129세트를 소화하며 669득점을 기록했다.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국내 선수 중에서는 순위가 가장 높다. 공격성공률도 46%로 높았다.

공격만 잘하는 게 아니다. 원래 만능인 김연경은 수비적인 면에서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리시브효율 47%, 세트당 디그 3.7회 등 공수에 걸쳐 최고 수준의 능력을 뽐냈다.

김연경은 특유의 시원시원한 화법으로 “제 영향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가 많은데 나도 그럴 수 있어서 기분 좋다”라며 자신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이제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한 번 웃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의 통합우승이 목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한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는 상대보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전술과 지도를 이해하고 따라갈 시간을 벌었다.

김연경은 “우리가 유리한 것은 맞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이 생겼다. 한 팀만 준비하면 되니 유리할 것 같다. 잘 준비해서 챔프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라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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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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