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신민준, 크라운해태배 첫 우승… 2관왕 등극

2022 크라운해태배 결승3번기 2국
신민준, 박건호 2-0으로 꺾고 우승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바둑 인생에서 중간 정도 온 것 같다.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24세의 젊은 강자 신민준 9단이 크라운해태배 왕관을 머리에 얹었다. 5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 크라운해태배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신민준 9단이 한 살 위 박건호 6단을 또 한 번 꺾고 우승을 결정했다.

신민준 9단은 상대전적에서도 3연승과 함께 7승2패로 앞섰다.

전날 1국을 완승으로 235수 만에 선취했던 신민준 9단은 2국에서는 중반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잘 두어 나가던 박건호 6단이 우변에서 실수를 범한 데 이어 좌상의 숨은 큰자리를 놓치면서 일순간에 비세에 처했다. 1시간 26분, 146수 만의 종국.

"신민준 9단이 경험 많은 안정감으로 결승 무대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바둑TV 홍성지 해설자의 총평. 박건호 6단은 형세 역전의 흐름에서 초읽기까지 시작되며 이중고를 겪었다.

박건호 6단은 2015년 입단 후 두 번째 준우승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에 신민준 9단은 본선 시드를 받아 32강전부터 출발했다. 후배들인 문민종 6단, 박지현 3단, 최원진 2단, 금지우 4단을 차례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신민준 9단의 크라운해태배 우승은 처음이다. 원년 대회부터 매 시즌 빠짐없이 출전해 오면서 16강, 16강, 8강, 8강, 8강 성적을 그동안 남겼었다.

"초반에는 잘 안 두어 본 형태가 나왔다. 그렇게 좋은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조금 나쁘다고 보았는데 우변에서 두점을 선수로 취하고 중앙을 살려서는 확실히 좋아졌다." (신민준 9단)

"유독 크라운해태배에서 힘을 잘 못 썼는데 이번에 많은 준비로 우승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한 신민준 9단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보유 타이틀은 지난해 10월 우승한 명인전과 더불어 2관왕으로 늘었다. 2012년 입단 이래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2021년 LG배 우승을 비롯해 7차례가 됐다.

"잠은 잘 잤는데 결승이라서 그런지 엄청 긴장됐다. 항상 결승전은 긴장된다. 요즘 박건호 선수가 강해져서 엄청 어려운 결승전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실력발휘를 잘하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박건호 6단의 프로 첫 우승은 불발됐다. 2015년에 입단하고 나서 2018년 미래의별 신예최강전 준우승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크라운해태배는 이번이 첫 결승이다.

2017년 창설 이래 여섯 번째 시즌인 이번 대회의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200만원. 박정환 9단, 박하민 9단, 송지훈 8단, 이창석 9단, 변상일 9단에 이어 신민준 9단이 우승자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