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영하권으로 떨어진 우크라, 겨울전쟁 시작

[파이낸셜뉴스] 약 9개월 동안 러시아의 침공을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써부터 혹한기가 시작됐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으며 전쟁으로 전기와 수도 등이 끊긴 상황에서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가 예상된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우크라의 맹추위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기상 전문 웹사이트 웨더닷컴에 따르면 우크라 수도 키이우의 이날 밤 최저 기온은 영하 4도까지 내려갔으며 키이우 등 전국 각지에서 눈이 관측됐다.

외신들은 우크라가 아직 늦가을이며 본격적인 겨울은 시작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겨울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지에서는 오랜 전쟁으로 수도와 전기, 난방 기반시설이 크게 파손됐다. 우크라 정부는 이미 자국의 전력시설 절반 이상아 망가졌다고 밝혔다. 키이우의 주요 민간 에너지 공급업체 야스노의 대표 세르게이 코발렌코는 내년 3월 말까지 정전 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를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라며 "따뜻한 옷과 담요를 비축하라. 긴 봉쇄를 버티는 데 도움이 될 것들을 생각해 보라"고 권고했다.

우크라 당국은 주민들에게 겨울을 나기 위해 물자를 비축하도록 하고, 최근 탈환한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등 피해가 심한 지역 주민들에게는 아예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한스 헨리 클루게 유럽지역 국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겨울은 우크라인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며 "병원과 의료시설 수백 개가 더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료와 물, 전기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우크라 정부는 내년 봄까지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했다. 이달 남부 헤르손을 탈환하며 드니프르강 서쪽을 장악한 우크라군은 강 너머까지 진출하고 있다.

22일 우크라 남부 미콜라이우주의 군정 당국은 우크라군이 강을 넘어 드니프르강 하구 킨부른 반도 서부를 대부분 점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국방차관은 19일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남부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느낌으로는 (내년) 봄이 다 가기 전에 이 전쟁이 끝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