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사람이니 실수를 한다.
문재인도 실수를 할 수 있고, 했었다. 박근혜,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도 실수를 했었다.
노태우 이전은 좀 예외다. 독재자의 세상에서 독재자는 실수란 있을 수 없고, 있다고 하는 걸 인정하지 않는 세상이니까. 이승만의 경우엔 혁명으로 심판을 받았다.
문제는 이런 실수를 어떻게 대처하냐는 것이다.
우리네 정치권이 참 희한한 게 대통령 입에서 '사과' 혹은 '미안'이라고 표현하면 엄청난 실패처럼 생각한다. 사과를 건수로 생각하는 양당정치의
폐단일 것이다.
전 정권들의 사과는 어땠나? 문재인의 사과는 그냥 죄송합니다 나 사과드립니다 하면 되는걸 '유감'이라고 표현한 적이 많다.
사과하는데 안한... 정치권도 그냥 고개를 숙이고 인정한 정도로 쳐주는 분위기였다. 사과 안 했다는걸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국민 앞에 솔직하게 미안합니다. 앞으로 안할게요/다르게 해볼게요.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을 중간에서 꼭 시끄럽게 하는 세력이 있어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박근혜는 거짓눈물을 썼다. 한 때 유행한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를 썼다. 사과마저 연출되었으니 결과는 대한민국 최초의 탄핵된 대통령이다.
(정식으로 사과를 했어도 탄핵을 벗어나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명박은 정공법을 썼다. 브리핑장에서 국민 앞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고개를 숙였고 인정했고, 잘하겠다 했다. 사과의 진실됨을 떠나서
정공법은 통했고 지지율은 점차 회복되었고, 무난하게 임기를 마쳤다.
노무현은 토론 속에 사과와 설득이 있다. 토론을 좋아한 대통령이었고, 실제로 자주했다. 미디어에 제일 억울하게 당한 대통령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미디어를 제일 활용하려 한 대통령이었다. 노무현의 사과는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왜일까? 물론 그가 잘해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과할 만한 사안이 생기기 전에 늘 토론하며 국민을 설득하고, 자신의 잘못된 정책은 토론을 하면서 스스로 반문하고 수정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김영삼은 자식들이 문제였다. 거기에 더해 김영삼은 IMF라는 빅똥을 쌌다. 다만, 두 사람 다 임기 말년 즈음에 일어난 문제였고, 이명박처럼 정형화된 사과를 했다. 가는 사람 뭐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본인이 직접한 게 아니라 자식들이 수사 받고 심판만 잘 받는 게 문제라 그냥 깔끔한 사과 빠른 퇴장이 답이었다. 앞서 말했듯, 노태우 이전은 의미가 없어서 복기 해보지 않는다.
전 정권의 사과를 나열한 것은 바로 이 사과에 대한 대처를 이번 정권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글 처음에 각 정권을 들며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하였다. 대통령은 AI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기회야... 형님들한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거야 넌 할수있어"
영화를 본 사람은 없어도 특정 장면은 많이 기억한다는 영화 [해바라기] 속 대사다.
사실 욕설 안 했어도 이번 외교순방은 까일 거 많았다. 장례식엔 가지도 못하고 회담한다더니 미일 총 30분 48초... 그럼 왜 간거냐?라는 욕 듣기 딱 좋았고 지지율 폭락까진 아녔어도 하향곡선의 기름칠은 해줬을거다.
앞서 말했듯, 사람은 실수를 한다. 안 그래도 관대한 성격을 지닌 대한민국 사람으로썬 대통령이 욕설 실수를 했더라도 관대해줄 여지가 있었다.
'새'와'끼'가 들어가는 욕설은 상대를 모욕, 비난할 때도 쓰지만 친근감을 표시할 때 상대를 일부러 낮춰, 나와 동등 혹은 아랫사람으로 일부러 낮출 때도 쓴다. 정말 친한 친구끼리는 늘 새끼가 오고 간다. 그래도 다음날 만나서 또 놀고 있고 경조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흔히 보고 이 글을 읽는 본인이 그런 경우도 많을 것이다.
뒷 말인 '쪽'은 더욱 그렇다. 물론 공식석상에 오를 용어는 아니지만 공식석상이라도 고도의 비유를 위해서 공식석상에서 쓰일 경우도 있는, 비속어는 아니지만 속어정도는 되는 단어다.
"이건 기회야... 형님들한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거야 넌 할수있어"
이 대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지금 윤석열의 욕설은 큰 문제가 이니다. 자기가 저질렀든 외부에서 저질렀든 위기는 기회다.
욕설한걸 인정하되, 이건 상대를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친근감이 너무 지나쳐 상대의 허락없이 뱉게 된 실수였다. 사과 드린다.
그리고 대놓고 미국 정부에 공식입장을 내는 거다. 아 우리 욕한 거 맞다. 근데 내가 너무 친근하게 생각하는 바람에 친한 친구에게 욕하듯이 말한거다. 비록 문화권은 다르지만 미국도 가족같이 정말 친한 친구에게 악의 없이 욕하며 지내는 사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 나의 친근감이 너무 지나쳐 미국측의 생각은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해버렸다. 미안하다.
이랬으면 어땠을까? 지금도 별 신경 안 쓴다는 입장의 미국이 이런 소리를 들었으면 딱히 뭐라 욕할 명분이 없다. 세계최강국이 구질구질한데
신경 쓰겠나? 게다가 선거철이다 여기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미국 측의 베스트는 '알았어 새끼야.ㅋㅋㅋ'로 응수하는거다. 이렇게 되면 진정한 승자는 미국이며, 미국식 유머에 전세계가 인정하는 분위기에다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유머로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되는 것이며, 욕한 윤석열 입장에서 욕하고 욕먹고 오히려 좋아ㅋㅋㅋ 하게 되는 것이다.
현실은 시궁창. 이런 공상 속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사과는 커녕 자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빨간색을 파란색이라 한다.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로 윤석열이 말을 잘 못하며, 말이나 글쓰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윤석열이 서울대 출신이라고 하면 아직도 깜짝깜짝 놀란다. 이제 좀 적응이 될 만도 한데 아직도 어색하다.
나조차도 윤석열이 한 욕설의 의미를 안다. 설령 윤석열이 진심으로 악의를 가지고 욕을 한 것이라 해도 위와 같은 의미로 이야기하면 된다.
일이 커져서 좋아할 사람 어딨는가? 윤석열 특유의 태도로 내가 욕한건 친근함의 뜻이다. 이 거 가지고 더이상 왈가왈부하는 사람은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 이라고 하고 다른 일 크게 키우면 된다. 검찰도 언론도 내 편이 많은데 뭘 못하겠는가?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는 것은 윤석열 본인의 탓이다. 여기의 근본은 호미가 없고 가래 밖에 없어서다.
가장 큰 이유는 어휘력에 대한 탐구와 생각이 적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윤석열을 괴물로 만드는 주변인물들이다. 야당에게도 직면한 문제지만 사과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풍토가 주변인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앞서 말했지만 사과는 위기가 아니고 기회다. 전 정권들, 역사의 훌륭한 정치가들은 오히려 사과를 발판 삼아 뒤집어진 결과를 만들어낸 일이 많다. 이게 파시즘 정치풍토의 일부분이 될 위험성도 존재하지만 너무 앞서가진 말자. 이런 주변 인물들이 정치력이 허약하고 그릇된 생각으로 바를 정 다스릴 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촛불혁명이다. 역설적인 일이다. 촛불혁명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그러나 혁명으로 제거되야 할 적폐세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기회를 주었다. 적페세력은 '보수'라는 의미의 고결한 가치를 이용해 먹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촛불혁명이 좋은 공부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하면 심판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공략집이 되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작금의 사태는 촛불혁명 당시를 생각하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당시에 미래의 대통령이 이러고 있다고 말하면 헛소리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촛불을 그렇게 들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냐고..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내가 이번 외교참사를 정말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앞으로 크고 작은 실수가 있을 때 사과는 커녕, 가리기 급급할 거라는 것이다. 사과 = 어 인정 이다. 사과를 안하고 마음만 가지고 있어도 인정한다는 뜻이며, 사과까지 가야할 행동을 안하거나 최소한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어떤가? 조 바이든을 조 날리면으로 개명까지 어거지로 시키는 판국에 국민은 속여도 되는 대상이며 속여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치를 할 것이란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하고 있다.
또한, 사과 = 수습이다. 사과할 일이 아니면 수습은 없다. 우린 이미 세월호 참사로 겪어보지 않았는가? 사과할 일로 만들지 않으려 애썼고 수습하지 않으려 애썼다.
사과X = 난 잘한다이다. 표적수사, 정적수사해도 사과할 일이 아니라 난 잘하고 있으며 서민 경제가 엉망진창이 사과할 일이 아니게 되면 난 경제 전문가 대통령이 된다. 내가 욕설을 했어? 그거 보도한 언론 수사! 언론 비판한 일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박근혜 탄핵 정국 때를 생각해보라 최순실 보도한 JTBC한테 이정도까진 아니었다. 아니지. 사람의 탈을 썼으면 보도한 언론한테 암 말도 못하는거다. 이 말은 즉 박근혜 시기보다 현재가 더 암울하다는 것이다.
그 때는 몰래 몰래라도 했지, 지금의 이 작태는 대놓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면서 국민들에게 확 마! 보지마!!! 이러는 것이다.
외교문제에 다 가려져서 그렇지, 정작 서민문제에 지금 직격탄을 날리는 건 복지수당 오류로 미지급상태인 것이다. 나는 비록 복지수당 대상은 아니나, 수당에 대한 안내나 지급을 관리하는 일을 잠깐 해본 적이 있다. 복지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생활비의 지출이 이 수당에서 나온 것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수당 받을 정도의 어려운 사람이 수당 받는 돈으로 저금하고 코인 사겠는가?
전정권에서 잘 돌아가는 시스템은 다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해 전체적으로 바꾸려다보니 전산오류가 심각하게 났다. 물론 전정권의 시스템중 되게 구식인 방식도 물론 있었다. 문제는 전정권을 무슨 볼드모트 보듯 하다보니 기존 서버는 놔두거나 백업시켜서 활용할 생각을 안하고 다 갈아바꾸니, 그 갈아바꾸는 시스템이 오류가 나면 대체할 수단을 스스로 지워 버린 것이다.
복지수당은 한번만 오류로 미지급 되어도 극빈층의 경우 생사를 오간다. 실제로 3~4달만 지나면 이 문제로 자살하거나 요즘 세상에 굶어죽어 나중에 발견되는 사람이 생기진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이런 일은 정쟁의 대상도 안되는 진짜 '사과'이다. 사과 하지 않는 풍토가 이번 정권의 기조이면 이런 잘못된 일도 사과할 일이 아니게 되고 수습할 이유 자체가 없어지는 거다. 뻔뻔하게 거 정부 돈 받는 주제에 말이 많네하고 굶어죽은 시체에 침을 뱉을 수도 있다. 그게 사람으로써 할 짓이냐고? 사과할 일이 아니게 되었는데 못할 건 또 뭔가? 지금도 저리 뻔뻔한데?
나는 계엄령도 꿈의 일은 아니라 생각될 만큼 답답하다 계엄령 문건 쓴 조현천이 자진귀국한건 무슨 의미겠는가? 그를 봐주면서 명분을 쌓고 앞으로의 혹여 있을 계엄령 계획을 깔끔하게 한다는 것 아닌가? 앞서 말했듯, 촛불혁명이 적폐세력들에게 좋은 공부가 되고 만 것이다.
그깟 욕지거리 몇 마디를 저런 식으로 대처하는데 어깃장 부리는데 계엄령은 오죽하겠나! 답답해서 끄적거려 봤다.
(역사)
사막을 파냈더니 고대건축물이 나옴.jpg
(13)
익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