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스페이스X` 누구 품에… KAI vs 한화에어로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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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개발·제작 주도적 역할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주관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지난 6월 21 일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 모습. 항우연 제공 

미래의 '한국판 스페이스 X' 를 놓고 국내 간판 우주기업인 KAI (한국항공우주산업)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누리호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제 탱크 개발에 참여한 전통적인 항공우주기업인 KAI 와 누리호 엔진 총조립, 산화제·연료펌프 등 핵심 부품 제작을 담당한 우주산업의 신흥 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년부터 추진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 선정을 위해 맞붙었다.

20 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입찰에 KAI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2개 기업이 참여했다.

선정된 기업은 과기정통부가 내년부터 2027 년까지 6873 억원을 투입해 누리호 반복 발사와 발사체 기술의 민간 이전을 추진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주관하며 체계종합기업으로 육성된다.

특히 항우연이 보유한 누리호 발사체 설계·제작·시험·발사·운영 등 전 주기 기술 등을 이전받아 내년부터 한국형발사체 제작을 총괄하며 발사체 신뢰성 확보와 민간 주도 발사체 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게 된다. 

누리호 4회 반복 발사는 2023 년 2월을 시작으로 2024 년 3월(2차), 2026 년 6월(3차), 2027 년 9월(4차)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은 한국형발사체 각 단과 전기체( ILV ) 제작을 주관하고, 발사체 구성품 제작 참여기업에 대한 총괄 관리 역할도 한다.

체계종합기업은 나로우주센터 조립동과 유사한 가스공급 설비, 점검장비, 시험평가 장비 등을 주관기업 공장에 구축한 후, 3차와 4차 발사에 투입할 발사체에 대한 조립을 직접 수행하는 등 발사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를 가진다.

두 기업은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과 제작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KAI 는 발사체 체계 총조립과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는 1단 추진제탱크(산화제탱크·연료탱크) 제작을 통해 발사체 기술자립 역량을 키웠다. 

아울러, 수년 간 다목적실용위성과 정지궤도복합위성 제작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항우연의 위성분야 기술이전을 받아 차세대중형위성 1호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호를 주도적으로 개발·양산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등 위성과 발사체 분야에서 역량을 갖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심장에 해당하는 75 톤 엔진과 7톤 엔진 제작 및 총조립에 참여했고, 페어링과 추력기시스템, 산화제·연료펌프, 터빈 등 발사체 주요 부품과 장비, 시험설비 제작에서 주된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그룹 차원에서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 분야로 정해 위성체계기업인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비용·경량화 발사체 에비오닉스(항공·우주비행체용 전자장비) 통합기술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며 발사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재단의 평가위원회를 통해 두 기업에 대한 기술력과 입찰가격평가, 현장실사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한 달 간의 협상기간을 갖고 11 월 중에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같은 혁신적인 우주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발사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기술 자립을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에 불과한 만큼 재사용 발사체 기술, 대형 엔진, 추력 및 다회점화 등 혁신기술 개발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컨설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0 년 발사체 시장 규모는 63 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매년 발사체 수요가 커짐에 따라 2030 년에는 88 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