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안맺히는 깨끗한 정수기...학생 발명왕 총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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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 회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 국무총리상에 문재인 군

제 43 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문재인 군(경남 유어초 3)이 13 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BC 클린코크 정수기를 선보이고 있다. 세종=고재원 기자 jawon1212 @ donga.com

"정수기 코크 끝에 매달린 물방울로 인해 공기 중의 먼지들이 달라붙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방울이 관의 입구를 막아 공기순환이 되지 않으면 미생물이 번식하고 물때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관찰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제 43 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문재인 군(경남 유어초 3)은 13 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에 참석해 물맺힘 걱정없는 ABC 클린코크 정수기를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문 군은 "무심코 물을 마시다 정수기 끝에 물이 맺혀있는 것을 보고 이유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는 정수기의 코크를 조사해보니 거의 모든 코크에 물맺힘 현상이 있었다. 

코크는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는 부위를 말한다. 물이 맺히는 데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었다. 

한쪽이 막혀있는 작은 관인 정수기 코크에 물방울이 맺히는 이유는 '대기압'이 작용하기 때문이었고 여기에 물방울 겉 표면에서 분자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인 '표면장력'이 더해져 물방울이 오랫동안 코크 끝에서 머물렀다.

코크 끝에 물이 고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 군은 서로 다른 세 가지 과학적 원리를 동원했다. 

먼저 다공형(A형) 방식은 코크 옆부분에 구멍을 뚫어 공기가 순환될 수 있도록 했다. 

공기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미생물이 번식하거나 물때가 생길 수 있다. 

펀치형(B형) 방식은 탄성력을 이용해 코크를 타격해 물을 떨어뜨리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굴뚝형(C형) 방식은 세로 방향으로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그는 세 가지 모델에 대해 검증 실험도 진행했다. 

먼저 개발한 코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세균배양 실험을 통해 실제 위생이 개선되는지 살폈다. 

이도현 경남 유어초 교사는 "일반 코크와 ABC 코크에서 추출한 물 샘플을 한천배지에 키워 세균이 얼마나 자라는지 확인했다"며 " ABC 코크에서는 일반 코크의 10 분의 1수준의 세균만 자라 청결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군은 "정수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코크만 교환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며 "실용적인 제품으로 위생적으로 식수를 이용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과학적 궁금증이 가득한 학생이다. 

과학 수업을 좋아하고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꾼다. 

문 군은 "화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많다"며 "어렵긴 하지만 좋아하는 과목이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렇게 큰 상을 받을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다"며 "직접 할 수 없는 위험한 것들을 도와준 이도현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 42 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스피드 안전 소화기'라는 발명품을 출품해 특상을 수상하기도 한 문 군은 "앞으로도 일상생활에 접목해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도 참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시상을 진행한 임병훈 심사위원장(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은 "서로 다른 과학원리를 적용해 개발한 세 가지 클린코크로 기존 정부기 코크 끝 부분에 맺힌 물방울로 공기 중 먼지가 붙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등의 위생상 문제를 해결한 작품"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