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철 나노입자 활용한 의료영상 장비
시야각 125㎜, 세계 최고 수준 달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 연구진이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 영상 장치의 성능을 크게 높였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부작용 없이 여러 차례 질병 진단을 할 수 있어, 암·알츠하이머병 같은 질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만성질환·암·알츠하이머병 같은 질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 영상 장비의 성능을 크게 끌어 올렸다.
현재 질병 진단에 쓰이는 양전자 단층 촬영(
PET
)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부작용이 없이 여러 차례 영상 촬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은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한 차세대 의료영상 장비의 시야각을 세계 최대 수준인 125㎜까지 끌어올렸다고 1일 밝혔다.
양전자 단층 촬영은 아주 적은 양의 방사능을 내뿜는 약물을 인체에 주입해 영상을 촬영하는 기술이다.
컴퓨터 단층촬영(
CT
)이나 자기공명영상(
MRI
)은 구조적인 질병을 진단하는 데 활용된다면 양전자 단층 촬영은 생체조직의 기능적인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
주로 암·뇌종양이나 치매의 조기 진단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양전자 단층 촬영을 위해서는 방사성 의약품을 먹거나 주사해야 하는 만큼 인체 내부에서 피폭이 발생한다.
내부 피폭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촬영 횟수와 주기를 조절해야 해 반복적인 검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ETRI
연구진은 방사성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산화철 나노입자를 활용한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
산화철 나노입자는 인체에 무해하고 연속 사용이 가능해 만성 질환을 주기적으로 검사하거나 질병의 조기 진단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산화철 나노입자에 항체를 붙여 진단이 필요한 세포와 결합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만든 약물은 환자의 몸에서 혈관을 타고 순환하다가 질병이 있는 부위에 쌓인다.
산화철 나노입자는 자기선을 이용해 촬영한다.
자기선은 자기장이 가득찬 공간에서 자기장이 없는 지역으로 산화철 나노입자는 자기장이 있을 때는 반응하지 않고, 자기선에서만 반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영구자석을 3차원(3D)으로 배열해 환자 주변에 자기선을 만들고 센서를 통해 산화철 나노입자의 반응 여부를 영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앞서 2019년 시야각(
FOV
) 40㎜ 수준의 영상 장비를 개발한 데 이어 시야각 125㎜ 수준의 장비를 개발했다.
산화철 나노입자를 활용한 영상 장비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시야각으로,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 방식의 영상 장비는 현재 전 세계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시야각 40㎜ 이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시야각 125㎜는 실험용 생쥐뿐 아니라 토끼 같은 동물을 촬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연구를 이어가 사람의 뇌 질환을 진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각을 높일 계획이다.
정재찬
ETRI
필드로보틱스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기존 장비의 시야각 한계를 극복해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실제 상용화까지 진행하여 의료 부담을 줄이고 국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유홍일 을지대 의대 교수는 “인체에 무해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며 “다양한 질환의 병변 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영상장비와 차별화되는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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