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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반지의 제왕>기마대와 <어벤져스>어셈블이 다른 것

 
글쓴이 : 이보라 날짜 : 2021-06-06 (일) 20:57 조회 : 1495 추천 : 11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어벤져스 : 엔드게임>


두 전투모두 대규모 전투를 다룬다는 점에서 외형은 같지만 상당히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블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중에 안본눈을 사라고 한다면 <반지의 제왕>을 당연히 살것이기에, 이 글은 <반지의 제왕>을 예찬하는 글일것 같습니다. 누가 우위에 있다기보다 개인적으로 마블시리즈에서 주옥같은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어린시절을 함께한 <반지의 제왕>의 감흥이 더 애틋하지 싶습니다.

흥행이나 세계관 면에서야 마블이 영화적으로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했고, 디즈니의 아성이 헐리웃을 호령하고 있는것도 기정 사실이니까요. <반지의 제왕>의 작품성이 이러하니 마블영화는 못났다고 말하는것이 아닙니다.


통일된 정체성


주인공이 하나인 영화와 여럿인 영화의 중력은 다릅니다. 주인공이 하나라면 스토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 주인공 하나에게 의미있도록 설계됩니다. 주인공이 여럿이라면 일어나는 사건이 저마다의 인물들에게,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겠지요. 그러면 영화를 지탱하는 플롯의 통일성이 흩어집니다. 간단하게 예를들면 학교에서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수업시간과, 저마다 그룹을 지어 떠드는 쉬는 시간을 비교할수 있겠습니다. 수업을 듣겠다는 목적하에 학생들의 일념이 '수학'을 하는데에 향에 있는것이죠.  그것과 같은 원리로 어벤져스보다 기마대의 플롯이 더욱 통일성 있다는 것이죠.

한국영화를 예로들면 <기생충>과 <도둑들>을 쉽게 비교할수 있겠습니다.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의 가족들은 동익(이선균)의 집에 침투하기 위하여 저마다의 계략을 꾸밉니다. 그리고 전원이 성공합니다. 이는 영화의 절반에 달하는 많은 분량이지만, 영화를 끌어가는 동력이 안정되어있고 통일성있게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가족 하나하나 할애된 분량의 정도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가난한 가족'이라는 목적이 같은 집단을 구성합니다.

그런데 <도둑들>은 그에비해 플롯의 통일성이 약한편입니다. '태양의 눈물'이라는 다이아몬드를 훔치기위해 도둑들이 합심하여 집단을 이루기는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 저마다의 개성이 강하고, 굴곡진 개인 서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팹시(김혜수)와 마카오박(김윤석)의 애정관계, 뽀빠이(이정재)와 예니콜(전지현)의 불예측성, 그밖의 비중이큰 캐릭터와 유명세를 가진 배우들. 쉽게말해 개성이 강한 각각의 캐릭터들을 모아놓은 탓에, 이들이 통일적이게 갖는 목표의 방향성이 불안정하다는 겁니다.


즉 기마대에 비해서 어벤져스는 각자의 개성을 가진 히어로들을 모아놓았기에, 통일된 목표를 가지고도 비교적으로 불안정하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 기마대에는 튀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기마대의 에너지가 로한의 왕 '세오덴'에게 집중되어져있죠. 그리고 병사들은 히어로가 아니라 각자의 스토리가 없는 무채색의 시민들입니다. 그것은 히어로와는 다르게, 극장에 찾아와 일반 관객으로서 스크린을 마주하는 우리와 동등한 권력을 지닙니다.

반면 어벤져스는 <도둑들>이 그랬던 것처럼 히어로 저마다의 서사가 있고, 저마다의 능력이 다릅니다. 그리고 원래 하나의 공동체가 아니었습니다. 기마대는 여러지역에서 모였긴하나, 로한인이라는 강한 동질감을 가진 것이죠.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위해 응축해온 에너지, 그 시간


어벤져스가 타노스의 군대에 맞서 돌진하는것은 팔콘이 캡틴을 부르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홀로 타노스에게 맞서는 캡틴에게 빛무리를 뚫고 일행들이 나타나는 순간부터요. 그때부터 관객은 타노스에 대항하는 군대가 모이기 시작하는것을 인지합니다. 캡틴 개인으로선 그들의 등장이 극적이긴 하지만, 적을 향해 돌진하는 군대의 전진성 자체는 큰 힘을 갖지 못합니다. 즉 군대의 응집과 돌격하기 까지의 과정이 짧기에, 카타르시스의 폭발력을 충분히 응축하지 못합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돌아가봅니다. 기마대가 언제부터 모여서 곤도르로 진군하기 시작할까요? 간달프와 피핀이 곤도르의 섭정 데네소르를 찾아가 로한에 원군을 요청하는 시기부터 입니다. 데네소르가 간달프의 청을 거절하자 피핀을 동원해 봉화를 올립니다. 곤도르와 로한을 잇는 봉화대는 만년설의 산맥을 따라 수십킬로미터의 거리에 걸쳐있죠. 그리고 봉화가 전해지는 여정 또한 힘들고 번거롭습니다. 봉화대를 지키는 이들이 어떻게 경비를 서고 있는지조차 모를일이죠.

곤도르의 원군 요청이 로한에 전해집니다. 세오덴은 곤도르에 대한 지원을 거부합니다. 로한의 전쟁을 외면한 곤도르를 왜 도와야하는지 회의적 태도를 보입니다. 갈등의 연속은 희망을 옥죄어옴과 동시에, 그 가능성을 더욱 극적이게 만듭니다. 로한은 곤도르를향해 출정합니다. 세오댄은 로한 각지에서 모이는 병사의 수를 체크하는데, 그 수는 백명단위에 그칩니다. 2편에서 1만명의 우르크하이에 대적해야했는데, 모르도르의 군대에 맞서기에는 군대의 크기가 쉽사리 늘어나지않습니다.  기마대가 캠프를 차리고 쉬는동안 아라곤 일행은 기마대를 떠납니다. 사기가 떨어진 병사들은 낙담하고, 세오덴은 아라곤을 붙잡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기마대가 곤도르에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거칩니다. 그리고 기마대의 크기가 얼만큼인지 관객은 아직 가늠하지 못합니다. 곤도르가 오크에게 둘러쌓이고 기마대가 펠렌노르 평원에 나타납니다.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익스트림 풀숏으로 군대의 크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컷은 얼마 되지않습니다. 그리고 처음 기마대 전체를 잡는 컷을 보여주기까지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캡틴이 돌격 신호를 한번 외치는것과 달리, 세오덴은 병사들을 다독이고 또 다독입니다. 병사들이 가지는 두려움, 떨림과 같은 감정들이 드러납니다. 반대로 그렇게 의지를 고양시켜야만 맞설수있는 오크와 트롤부대의 힘은 강조됩니다.

세오덴은 병사들에게 연설을 합니다, 칼을 맞댑니다, 뿔나팔을 붑니다. 그제서야 돌진합니다. 오크의 화살을 맞고 전투에 맞닥뜨리기 전에 쓰러지는 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계속 전투와 마주하는 여정을 연장하면서 갈등을 만들고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어쩌면 기마대가 전진하는 그 절실함은, 2편의 헬름협곡에서 국가적 재난을 극복한 직후 다시 제발로 전장을 향해야한다는 절망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개인서사는 드러나지않지만, 우리와 같은 삶을 걸어온 시민들이 그제서야 전투에 돌입합니다. 참고 또 견디게 했던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물합니다. 참고 견디며 사는 우리와, 그렇게 힘겹게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을 위로하는 소중한 가치.  그것이   오락영화가 아닌  '드라마'의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이보라님이 작성하신 다른 글

두덜스 2021-06-07 (월) 22:52
어벤저스 어쌤블 씬은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 시네마틱과 똑같은 전개임
실제로 베낀건지, 오마주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셋 중 뭐가 됬던 너무 유사 하기 때문에 감흥이 덜함
     
       
slzmsl 2021-06-12 (토) 19:09
이야 이런글 적는 애도 있구나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셈블 장면에서 난리친거에요?
더글라스 2021-06-08 (화) 13:05
브레이브 하트, 반지의 제왕, 어벤져스.... 그걸 보면서 서양애들은 넓은 고원에서 대군이 진격하는거 되게 좋아하네 했죠.
레오리크 2021-06-11 (금) 21:39
고찰이 담긴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한번에 술술 읽었네요
와이즈먼 2021-06-12 (토) 14:44
반지의 제왕 로한기마대 돌격씬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데스 외치다가 정적 후 차차 돌격하는 시점에서는 느껴지는 숙연함 -> 고양감 -> 적들의 절망감 으로 이어지는 터무니없을 정도의 카타르시스는 몇 세대가 흘러도 희석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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