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은 로드 무비로 봐야한다 생각 (스포O)

많은 분들이 낙원의 밤을 느와르로 보면서 식상한 캐릭터들과 사건에 단편적인 이야기라 실망을 하시던데
개인적으로 이영화는 느와르가 아니라 델마와 루이스 같은 버디 로드 무비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느와르의 캐릭터들이 섞인거죠

느와르는 일반적으로 본인이 살기위한 투쟁을 치열하게 묘사합니다만
낙원의밤의 주인공들은 그럼 캐릭터들에서 점점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바뀝니다

느와르가 아닌 버디무비로 영화는 바라보면 사건이 중심 아니라 인간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이 영화 곳곳에 베치되어 있다는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주도 여러 장소와 길이죠

도시의 빌딩들에서 나무 숲으로 그리고 마지막 바다까지 이어지는 배경들을 길을 따라가며 인물들의 심리가 바뀌는 과정을 감독은 의도적으로 보여줍니다

흔한 버디무비의 클리세인 마지막 바다까지 그들이 머물렀던 장소와 길은 왜 내일 죽을 사람을 위해 오늘 죽을 결심을 하게 되는지를 나타내는 상징같은 장소들이라고 봅니다

주인공의 심리를 장소로 표현하다니
단순 느와르로만 보면 참 쓸데없고 지루한 방식일겁니다
느와르라면 말과 분위기로 이끌어갔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감독은 일부러 분위기를 배경으로 빼버립니다
인물이 입체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방식으로는 의도적인 연출이였다고 봅니다

그럼 감독의 의도대로 봐줘야죠
그게 관객에게 먹혔느냐는 다른 이야기겠지만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느와르 느낌이 적다고 별로다 평가받는건 좀 안타까운 면이 있군요

자신이 머물던 공간은 사라지고 길은 점점 멀어지고 되돌아 갈순 없고 장소들은 사라지고 마지막 바다 밀려가버리고.. 그런 심리적인 묘사를 배경과 길을 통해 매우 잘 표현한 로드 무비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