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생 재산 글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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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81년생이라..(빠른 81, 80년생들과 같이 학교를 다녀서..)

제가 엄청 어릴 때는 잘 살았습니다..

작은 시골마을에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나 다섯 식구였는데..

다들 배타는 어촌마을에 배 안타는 몇 안 되는(?) 집이었어요..

어릴 땐 잘 몰랐는데..저희집 그 시골에서는 젤 잘 사는 집이었대요 ㅎㅎ

저희집에 돈 빌리러 오는 사람이 참 많았었어요.. 누나 친구들도 놀러와서 밥 얻어먹고 가고..

그렇다고 일수 뭐 그런걸 한건 아닌데..(저희 이모가 일수 그거 했었어요 지금도 하시나 모르겠는데 ㅎㅎ)

가끔 이종사촌누나 따라서 시장 가서 돈 받아오고 그랬거든요..그게 일수 돈 받는거..

아버지가 시골 노동조합 총무하셨는데..

아버지가 보증섰다가 돈 꼴아박고 집 팔고 살던 동네보다 조금 큰 동네로 이사왔네요..

저희 집 구매하시는 아줌마가 아들이 없었는데 저보고 아들하자고 그 집에서 같이 살자고 했던게 기억나네요 ㅎㅎ

88년에 이사 나오면서 800만원짜리 1층짜리 허름한 한옥집 전세로 이사와서 살았네요..

아버지는 손기술이 좋으셔서..(글씨도 잘 쓰셨는데..)

전기쪽으로 일하시고..노가다죠 ㅎㅎ  그렇게 생계유지하고..

그러다가 저 11살때 아버지 쓰러지셔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병원 이리저리 옮겨다니다가, 원주 기독병원에서 수술하면 괜찮아질 확률이 2~30%라는 말 듣고 어머니가 수술 안 하겠다 하셨대요..(이때는 흔치 않았던 식물인간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죠..)

그렇게 집에 와서 며칠 누워 계시다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그때부터 고생하셨죠..

파출부 다니시고 식당 설거지 하시고 그랬으니까..

형은 고등학교 때 하숙하고 중앙대 갔다가 재수해서 서강대 영문과 가고 졸업해서 한미은행 들어가고..

누나는 상고가서 졸업하고 취업하고..(누나가 공부 잘 했는데 대학을 못 갔어요 가장 역할 해야 하니까..취업을 하느라)

저는 그냥 공고 나와서 2년제 대학 갔다가 군대가기 싫어서

산업기능요원 가능한 회사에 고등학교 친구 소개로 들어가서 1년은 그냥 돈 벌고(TO 기다리고) 병역특례 3년 받고 대학 복학하고 졸업해서 전산조교 2년 하고..

지역 도시가스회사 들어갔다가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퇴사하고 망해서 ㅋㅋ(그땐 야간 근무하는게 그렇게 싫어서..)

이리저리 그냥 회사 다니고 뭐 그러다가..

형이랑 누나랑은 나이차이가 10년 8년 차이 나니까 사랑 많이 받으면서 자랐는데..

저는 특별한 기술이 없으니까 그냥 평범했어요..

그나마 빚지는거 싫어하는 성격이고 그래서..

지금까지 대출 한번 받아봤고(3월에 만기인 적금이 있었는데 대학 등록금을 2월에 내야 해서 그거 담보로 대출 받은거..ㅎㅎ)

그냥 술은 가끔 먹었었고 담배는 안 해서..취미로 뭘 한다거나 특별히 돈 쓰는게 없어서 그런지 그냥 버는거에 맞춰서 살았네요..

산업기능요원하면서 한달에 월급 5~60만원 정도 받았었는데..

나오면서 900만원 적금 탔었네요..

이 돈은 누나가 빌려갔는데 결혼할 때 준다고 했다가..

10년을 안 갚아서 제가 지랄지랄하고, 나 결혼 안 할건데 그럼 평생 안 주냐? 해서 엄청 싸운 기억도 있네요..

형이랑은 사이가 안 좋아져서 연 끊다시피해서 연락안한지 오래됐네요 ㅎㅎ

어무이한테 막 대하는 것도 있었고..형수도 좀 그렇고..

어른한테 욕하고 그러면..

97년까지 아버지 돌아가신 저 집에서 살다가..

21평짜리 임대아파트 들어가서 어무이, 누나, 나 이렇게 살다가 누나 결혼하면서 어무이랑 저랑 이렇게 살고..

1~2년마다 올라가는 임대료는 형이 내고, 그렇게 몇 년 임대료 형이 내주다가 임대료 못 내준다고 해서 그때부터는 제가 임대료 냈고..

21평 아파트 팔고 예전부터 들었던 청약저축 1300만원 해지하고 가지고 있던 돈 2천만원 보태서 누나가 살던 25평 아파트로 이사간지 3년째네요..

한 200만원 벌면 120만원 정도는 관리비, 생활비, 식비, 어무이 약값, 기타 등등해서 쓰고..

나머지는 그냥 통장에 모아두고..

청약저축 2개(어무이꺼 내꺼) 20만원, 보험사 연금저축 20만원 들어가고..

뭐 등등..

많이는 못 벌어도 연애 안 하고 술담배 안 하니 풍족하게는 못 써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없이 그냥 10년~15년 살았네요..

어차피 결혼은 오래전부터 못 할 것 같았고..ㅎㅎ

강원도 촌구석 25평 아파트 내 명의로 있고..

그냥 대충 굴러다니는 준중형차 아방이 하나 있고..

이제 두달 넘은, 연봉 많이 주는 회사 안전관리자로 들어와서 일하고 있는데..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 1500만원이랑 현재 회사 월급이랑..

청약통장 2개, 보험사 적금이랑 합쳐보니 약 7천만원 되네요..

주식은 망해서 뭐 그렇고..ㅜㅜ

차는 벌써 몇 년 전부터 그랑죠 사고 싶다 그랬는데.. 마음만 몇 년째고..ㅎㅎ

아방이 몇 년 더 끌 것 같네요..

차라리 돈 더 모아서 화장실 2개 있는 지은지 얼마 안 된 신축 아파트로 이사가는게 1순위 소원이네요..

계속 안전관리자 일 하게 되면..돈은 잘 벌 것 같은데..

그렇게 3~4년 유지하면 큰 집으로 이사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로또도 매주 사는데..잘 안 되긴 하지만..

큰 자랑은 아니지만..빚 안 지고 내 벌이에 맞게 대충 잘 살지 않았나 싶네요..

큰 욕심 안 부리고 자기만족하면서 살면 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