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30년 후엔 인구감소로 노후 아파트 재건축이 어렵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었는데, 입지가 좋으면 괜찮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 보충글을 올립니다.
사실 지금도 용적률이 250%가 넘어가면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다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댓글이 달릴 줄은 몰랐습니다.
미리 말씀드릴 것은 제 글의 주제는 노후 구축 아파트 재건축의 성패 자체보다도 노후 아파트 소유자의 입장에서 자산가치가 방어되지 않는다는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하 경어 없이 편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나라는 현재 매일 절대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함.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다는 말임.
그런데 우리나라가 의외로 아직도 세계 주요국가들 중에 매우 젊은 인구 구성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이렇게 인구가 젊으니 금리를 내리고 대출규제를 풀어주는 정책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었던 것임.
수 억의 빚을 지는 것을 그렇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세대가 아직 많았거든.
(2015년 이후 부동산 가격 회복 및 상승의 원동력)
문제는 출산율이 낮아서 고령화가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임. 그래서 25년이 지나면....
우리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1위 초고령화 국가가 된다고 함
이렇게만 얘기하면 그래서 뭐가 어떻게 달라진다는 건데?라는 반응이 나올텐데, 아래 2020년과 30년 뒤인 2050년의 인구구성비 변화를 비교해 보면 구체적으로 와닿는 것이 있을 것임.
이제 좀 느낌이 오시나?
30년 뒤에는 80살 넘은 할머니들이 압도적인 인구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은 80살 넘은 할아버지들이 됨.
인구구성이 이렇게 되고도 우리나라 경제가 멀쩡할런지도 의문이지만, 다른 건 제쳐두고 할머니/할아버지 입장에서 재건축/리모델링을 어떻게 생각할런지만 고민해 보자면...
아래는 PD수첩 '재건축과 리모델링'(22년 5월3일 방송분)에서 발췌한 사진인데...
앞으로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의 주된 특징이...
언제 큰 병이 나서 몫돈이 들어가게 될 지... 아니면 언제 죽게 될지 몰라서... 돈 몇 푼에 벌벌 떨게 되는... 한달 생활비마저 빠듯한... 중산층에서 탈락한 노인들이 사회의 다수를 이룬다는 점임.
이 분들은 재건축/리모델링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할 재력도 없고(
젊은 시절 번 돈은 이미 살고 있던 아파트에 80%까지 몰빵해 깔고 자고 있음
)
, 열정도 없으며, 무엇보다 10년 이상의 긴 세월을 기다릴 시간적 여력도 없는 분들임.
그럼, 어떻게 되냐?
당연히 재건축/리모델링 조합 설립 자체가 힘들어짐. 동의를 안 해 주니까....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파트는 점차 썩어가게 됨.
그리고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앞에서 얘기했던 우리나라가 아직 젊은 국가라는 것....
그게 의미하는 바가... 아직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내집마련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는 것임.
즉,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이런 높은 수요가 반영되어 가격이 형성되었다는 것임.
문제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베이비부머 끝자락 세대들이 40대 중후반을 넘어가면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내집마련을 끝마치게 됨.
그 이후로는 세대별 인구가 쭉쭉 감소하기 때문에 내집마련 주택수요가 꾸준히 줄어들게 됨.
반면에 작금의 부동산 하락기를 맞아 부동산 부양을 위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허가를 늘려주게 되면...
1980년대-90년대 초에 지어진 용적률 150% 아래의 역세권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이 먼저 진행될 것임.
그나마 사업성이 좋으니까....
조합을 설립하고 준공해서 입주하기 까지, 10년이 걸릴 지 20년이 걸릴 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이 아파트들이 먼저 재건축을 꾸준히 하게 됨.
다들 용적률을 1.5배 내지는 2배씩 뻥튀기 해서 지어댈 것임.
줄어드는 수요대비 나름 꽤 많은 공급량이 될 것이라고 생각됨.
그럼 입지 좋은 곳에 최근 20년 내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해야 할 30년후가 되면 어떻게 될까?
안 그래도 용적률이 250%가 넘은데가 많아 사업성 똥망인데, 입주민의 대다수가 돈 없는 노인네들이고....
그 때도 과연 주택수요가 공급을 초과해서 재건축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일지, 나는 매우 회의적임.
그리고 지금은 다들 인서울 아파트에 목을 매지만, 지하철 노선을 따라 용적률 250-300% 아파트들이 즐비한 서울의 삶의 질이 어떻게 될까?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면 지하철은 지옥철이 되고, 강남의 교통사정은 두말해 잔소리인데, 재건축이 활발해져서 인구밀집도가 지금의 1.5배로 늘어난 30년 뒤의 서울 도심 부동산의 입지 평가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함.
사실 인구감소 시대에 용적률 높은 고층 아파트의 재건축 성패만을 놓고 보면, 아주 단순한 해결방법이 있음.
용적률을 낮추는 재건축을 하고도 충분히 수익이 남을 정도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을 하락시키면 됨.
실제로 그렇게 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고....
문제는 구축 아파트 소유자의 입장에서 이건 재앙이라는 것임.
푼돈을 받고 팔아서는 달리 갈 데가 없으니까...
아파트 한 번 사 두면, 일시적인 등락을 거칠지언정 결국은 꾸준히 우상향해서 노후에 든든한 자산이 된다는 얘기는 이젠 고성장시대의 빛바랜 추억으로 넣어두어야 할지 모름.
절대로 부동산에 자산 몰빵하지 말고, 충분한 금융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다가오는 인구감소, 초고령화시대에 안전하게 노후대비를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함.
갑자기 필 받아서 긴 글을 썼는데, 아직 충분히 다듬지 않은 생각도 들어가서 나중에 생각이 바뀌게 되는 부분이 있을 지 모르겠음.
내가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면 감솨!
(비밀상점)
대용량 일회용 전자담배 비밀특가!
(6840)
[부동산] 
김윤숭
자유게시판 주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