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평소 가끔씩 연락하는 고교 동창 친구로부터 단톡 초대가 와서 들어갔습니다.
인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대충 여섯일곱정도?
거의 10~20년만에 보는 친구도 있고... 짧게는 1~2년 정도?
그중에 친하게 지내던 애, 그냥 그럭저럭 지내던 애, 이름만 알던 애
저만 그런게 아니라 다들 전부 친한 사이는 아니고 대부분 저런 관계고요. ㅋㅋㅋ
뭐 잘은 몰라도 대충은 아니깐 처음엔 반갑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재미있더군요.
근데 문제는 참... 별것도 아닌데서 터지네요.
이제 어른이고 어느정도 사는 것도 있겠다. 뭐 자기 사는거 자랑도 하고 싶겠죠.
그려러니 합니다. 다른애들은 모르겠는데 저는 누가 잘 산다고 부럽지도 않고 열등감? 그런 것도 잘 모르겠고
그냥 저한테 영향이 1도 없으면 아예 관심도 잘 없는 성격이거든요.
뭐 그나마 동창이니 자랑하면 오오~ 이여얼~ 하고 맞장구 정도는 쳐줘요.
근데 문제는 자랑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니지. 어찌보면 자랑이 문제네요.
동창들중 두놈이 시도때도 없이 자기 자랑을 하네요.
근데 그럴만도 합니다. 한놈은 매일 골프치러 다닌다고 자랑하고
나머지는 하나는 그냥 돈 많이 번다고 자랑해요. 뭐 몇십억짜리 계약을 땄니 마니...
자기 일 얘기도 하는데 전문용어 써가며 디테일하게까지 얘기하는데 솔직히 뭔 소린지도 모르겠고....
뭐... 그런갑다. 자랑하고 싶은갑다. 맞장구 쳐줍니다.
근데 저녀석들 문제는 자랑 말고는 하는 얘기가 없어요. ㅋㅋ
다른 친구들이 관심사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훅 자기 자랑을 치고 들어온다던가...
분위가 갑분싸 되는거 금방입니다. 첨엔 애들이 반응 좀 해줬는데 요즘엔 새끼 또 지랄이네. 하면서
하던대화 툭 끊기고 일부러 잠수 타는게 보일 정도네요.
그렇게 애들도 끝도없이 자랑만 하는 쟤네들 상대하는데 질려서 반응도 없고 단톡방은 썰렁하기만 한데
가끔 또 이런저런 얘기 나오면 불쑥 등장해서 자랑하는 바람에 분위기 개판되고... 반복입니다. ㅋ
이런 븅신같은 상황이 이어지다가 한 번 다같이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는데요.
진짜 다들 시간을 어렵게 어렵게 맞춰서 날짜를 정했는데 하루전인가? 마지막 체크 한다고 얘기가 나왔는데
골프치는 놈은 동창이랑 먼저 약속 해놓고는 자기 골프 약속 잡아버렸다는 어이없는 소리를 내뱉고
인원중에 가장 보고싶다고 난리치던 몇십억 계약따던 놈은 또 바쁘다고 못 나간다 하네요.
뭐... 바쁠 수도 있지. 근데 저새낀 맨날 자기 돈 많이 버는데 할거 없어서 심심하다고 했던 놈이라... ㅋㅋㅋ
그날 이후로 다른 친구들이 뭔가 다짐을 했나봅니다. 단톡은 전멸이네요.
몇몇 친구는 단톡에서도 할만한 얘긴데 갠톡으로 보내는거 봐서는 저새끼들 꼬라지가 보기 싫은 것 같네요.
진짜 오랜만에 연락되는 동창 녀석들 어찌 술 한 잔하고 웃고 떠들어보나 했는데
만나기도 전에 저녀석들이 다 파토냈네요. 뭐 따로 만나기도 참 애매해서 다들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는 분위기 같습니다.
어렸을땐 그저 같이 웃고 떠들던데 좋던 녀석들인데 지금은 자기 과시 말고는 할게 없는 모습을 보니 참 씁쓸하네요.
아무튼 저도 뭐 평소 동창은 물론 여러사람 만나고 노는 인싸 성격은 아니라 크게 아쉬울 것도 없고 터지든 말든 뭔 상관이랴
다들 살아는 있구나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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