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에 컴프레샤가 고장났네요.
원인은 내가 오일을 너무 많이 부었기 때문인 것 습니다.
50만원 주고 산 중고였습니다.
꽤 오래 잘 써먹었는데, 오일량이 많아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개스킷이 깨져나간 것 같습니다.
컴프레샤가 200L짜리여서 너무 크고 무거워 당장수리하기보다 소형 컴프레셔를 대신 썼어요.
25L짜리를 마구 돌려대다보니 과열에 사망하셨습니다.
결국 새 컴프레샤를 주문하고
대형 컴프레샤는 수리를 예약했습니다.
모든게 내 탓입니다.
오일을 너무 많이 부은 것도
바로 수리를 하지 않은 것도
작은 컴프레샤를 쉬엄쉬엄 쓰지 않고 급하다고 과하게 쓴 것도....
작게는 귀찮아서... 내 몸 조금 편하자고...
구멍가게 사장을 한다는 것조차 이렇게 책임이 많고 번거로운 것일진데....
국가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떻겠는가?
주권자로서 내 국가를 지킨다는 것은 어떻겠는가?
고단하고, 짜증나며, 번거롭고도, 어려운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거늘....
K-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산다는 것....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뤄낸다는 것은
힘들고, 지저분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때때로 뛰어나가 시위해야하고...
때로눈 눈비를 맞아가며 밤을 지새워야하며....
때로는 목숨도 걸어야 하는 것이고요..
정치인들이 잘 해놓은 민주주의 시대를
편안하게 누리고자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땅의 민주주의는 이땅에 사는 사람들이 이뤄내는 것인데.....
남이 어렵게 일궈놓은 민주주의 달콤하게 따먹으면 되겠거니.....
한때는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무안한 일입니다.
50만원짜리.. 중고 컴프레샤를 하나 해먹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도 이렇게 편안한게 좋고
게으름 피우고 싶으며
느슨한게 좋은데.....
정치인들이 스스로 부지런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일 기대하는 것이
합당한가?
구멍가게 사장으로서
부지런을 떨어야만 이 손바닥만한 공방이라도 유지가 되듯....
주권자로서
내가 부지런을 떨어야만... 이 수준높은 민주주의를 누리고 사는 것이... 지속가능해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민주시민으로서 산다는 것은 보통 수고로운 일이 아님을.....
어느 독재자의 억압속에 사는 것 못지 않게....
번거로운 일이라는..... 그런 생각이요.
상담실
더보기
자유게시판 주간 추천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