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정위, 구글에 시정조치 명령…미국 IT 기업 첫 제재 사례

[한국뉴스투데이]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IT 공룡 기업 구글의 독점금지법 위반에 대해 시정정조치를 명령했다. 이는 일본이 미국 IT 기업에 대해 시정조치 명령을 내린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15일 현지 공영 NHK와 마아니치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공정위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하도록 요구한 계약 등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날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이번 제재는 일본 공정위가 미국의 거대 IT 기업, 이른바 'GAFAM'(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시정조치 명령을 내린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일본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2020년 7월부터 일본 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사용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웹브라우저 크롬 등 자사 앱을 반드시 설치하고 화면에서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배치할 것을 요구하는 계약을 체결해왔다.

지난 2023년 12월 기준 구글과 이런 내용의 불합리한 계약을 맺은 제조업체는 6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계약의 영향은 일본 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최소 8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글은 검색과 연계된 광고 수익을 제조업체와 나누는 조건으로 경쟁사 검색 앱 등을 기기에 탑재하지 말 것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일본 공정위는 구글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고 거래처의 사업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등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일본 공정위는 가장 무거운 행정조치인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는데 구글이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과징금 등 처벌이 따를 수 있다. 특히 이번 명령에는 처음으로 재발 방지 조치의 이행 여부를 독립된 제3자가 5년간 감시하고 이를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자국의 공정위가 구글에 대해 이번 시정조치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공정위가 플랫폼 기업이라 불리는 거대 IT 기업에 대해 엄정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