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까지 단 한 걸음!' 맨시티, 맨유 2-1 꺾고 FA컵 제패→통산 7번째 우승...'13초 선제골' 캡틴 귄도안, 멀티골 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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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가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우승 트로피가 걸린 맨체스터 더비의 승자는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3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에 단 한 발만 남겨뒀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와 FA컵을 제패한 맨시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꺾는다면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 3개를 모두 들어 올리게 된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맨유뿐이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끌던 1989-1999시즌 리그와 FA컵, UCL을 모두 제패한 바 있다. 맨유로서는 라이벌 맨시티에 우승컵을 내주면서 '프리미어리그 유일 기록'이라는 타이틀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맨시티는 3-2-4-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엘링 홀란, 잭 그릴리쉬-일카이 귄도안-케빈 더 브라위너-베르나르두 실바, 로드리-존 스톤스, 마누엘 아칸지-후벵 디아스-카일 워커, 슈테판 오르테가가 먼저 경기장에 나섰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든 산초-크리스티안 에릭센-브루노 페르난데스, 프레드-카세미루, 루크 쇼-빅토르 린델뢰프-라파엘 바란-아론 완비사카, 다비드 데 헤아가 선발 출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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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13초 만에 맨시티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주장 귄도안이 아크 부근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날리며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경기장을 찾은 퍼거슨 경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영국 'BBC'도 "맨시티의 놀라운 시작"이라며 "귄도안이 박스 가장자리에서 엄청난 발리슛을 날렸다. 시계는 불과 13초를 가리켰다. 놀라운 이야기"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는 FA컵 역사상 최단시간 득점으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2008-2009시즌 루이 사하(에버튼)이 기록한 25초였다. 당시 에버튼은 사하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디디에 드록바와 프랭크 램파드에게 실점하며 1-2로 역전패했다.

맨시티가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16분 홀란의 박스 안 슈팅은 제대로 맞지 않으며 데 헤아에게 잡혔고, 전반 28분 더 브라위너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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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29분 완비사카의 헤더가 그릴리쉬 손에 맞았고, 비디오 판독(VAR) 결과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주장 브루노가 골키퍼를 속이며 침착하게 동점골을 터트렸다. 맨시티의 올 시즌 FA컵 첫 실점이었다. 퍼거슨 경은 이제야 표정을 풀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맨시티가 PK를 주장했다. 전반 39분 더 브라위너가 흐른 공을 따내려다가 프레드와 몸싸움하며 넘어졌다. 맨시티 선수들은 폴 티어니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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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도안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맨시티에 재차 리드를 안겼다. 그는 후반 6분 더 브라위너가 올려준 코너킥을 그대로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두 손을 연신 휘저으며 기뻐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1963년 이래로 FA컵 결승전에서 박스 바깥에서 두 번이나 득점한 선수는 귄도안이 최초다. 그는 오른발로 한 번, 왼발로 한 번 데 헤아를 뚫어내며 FA컵 신기록을 두 개나 작성했다.

수세에 몰린 맨유가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후반 17분 에릭센을 불러들이고 2004년생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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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도안이 해트트릭을 기록할 뻔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26분 홀란드가 박스 안에서 그릴리쉬의 패스를 받아 슈팅했으나 데 헤아 선방에 막혔다. 튀어나온 공을 귄도안이 밀어 넣었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 있었다.

맨유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7분 가르나초가 왼쪽에서 꺾어 들어오며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겨냥했다. 하지만 슈팅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맨시티도 변화를 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31분 더 브라위너를 빼고 필 포든을 투입하며 중원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맨유는 곧바로 산초를 대신해 바웃 베호르스트를 넣으며 맞섰고, 후반 38분에는 린델뢰프를 빼고 스콧 맥토미니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후반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다. 맨유는 끝까지 동점을 위해 몰아붙여봤지만,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추가시간 바란의 결정적 슈팅도 오르테가에게 맞고 굴절되며 크로스바를 때렸다. 결국 83179명이 현장에서 지켜본 치열한 승부는 맨시티의 한 골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트로피의 주인공이 된 맨시티는 4시즌 만에 FA컵을 제패하며 통산 7번째 우승을 추가했다. 중요한 우승을 일궈낸 맨시티 선수들은 한 데 모여 포효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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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멀티골을 터트린 귄도안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매체는 그에게 평점 8.9점을 부여했다. 그는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슈팅 2개로 2골을 뽑아냈고, 패스 성공률 87%(40/46), 기회 창출 2회, 공 소유권 회복 5회 등을 기록했다.

귄도안 다음으로는 2도움을 기록한 더 브라위너(8.6)와 허리를 단단히 지킨 로드리(8.3), 워커(7.4), 디아스(7.1), 스톤스(7.0)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패배한 맨유에서는 브루노가 7.8점을 받으며 유일하게 7점 이상을 기록했다.

BBC는 "트레블이 다가오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FA컵 트로피가 맨시티 캐비닛에 추가되면서 이제 남은 것은 UCL뿐이다. 맨시티 선수들은 더블 이상을 희망하며 경기장 위에서 자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크리스 서튼 역시 "맨시티는 트레블까지 한 걸음만 남겨두고 있다. 맨시티 팬들은 자랑할 자격이 있다"라며 "최고의 팀이 이겼다. 맨체스터는 파란색이다"라고 덧붙였다.

귄도안은 "우리는 뭔가 특별한 것을 이루고 트레블을 일궈낼 기회를 가졌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라며 "나는 팬들에게 이스탄불에서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약속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맨시티와 인터 밀란의 UCL 결승전은 오는 11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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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OSEN

고성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