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40주년 기념 로고 최종안, 시안, 그리고 작업기.jpg

올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2023년인 올해는 K리그가 40번째 생일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

이를 기념한 K리그 40주년 기념 브랜딩을 K리그와 함께 작업한 이야기를 오늘은 해보려 합니다.

​

어느덧 K리그가 개막하는 2월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월의 시작과 더불어 이번 작업이 공개되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으로, 그리고 축구를 주제로 작업을 하는 작업자로서 꽤 뿌듯한 기분이 드는 작업이었습니다.

​

이번 작업에 대해 서두에 조금 이야기하자면, 본래 이번 작업은 작년 중순 쯤부터 EA와 함께 작업하던 작업물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

멀지 않은 시기에 곧 발표될 프로젝트인데 EA는 K리그의 파트너로서 긴 시간 동안 K리그와 함께 발맞춰오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EA는 K리그의 40주년을 축하하는 작업물을 저희와 함께 협업하기를 제안 주셨고 그때 작업하던 작업물이 K리그와 공유되면서, 40주년을 위한 브랜딩 작업을 기획하던 K리그 연맹에서도 만족스러워하셔서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작업이 되었습니다.

​

그렇게 EA와의 작업물(곧 공개될 예정이며 기회가 되면 이 부분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을 마무리 짓고 K리그의 전체 브랜딩으로 작업을 곧바로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

그럼 각설하고 본론으로 곧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

이미 보신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이 비쥬얼이 K리그 40주년 브랜딩의 키비주얼입니다. 로고는 K리그의 기존 로고인 ‘슈팅스타 K’를 그대로 이어받아 40주년을 나타내기 위해 ‘슈팅스타K’ 로고와 어울릴 수 있는 숫자 4를 만들어 조합한 로고입니다.

​

이렇듯 K리그의 기존 로고는 모두 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브랜딩의 키 컬러가 남색인 것에서 착안하여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었습니다.

​

K리그의 별들은 리그를 구성하는 수많은 사람들(선수, 팬, 종사자 등)이고 40년의 긴 역사를 만드는 동안, 이 수많은 별들이 K리그를 채우고 지지해나갔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키 컬러인 남색은 밤하늘에 빗대고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이 40년 동안의 K리그를 함께 해온 모든 사람들을 표현하고자 이러한 그래픽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

기존의 K리그의 컬러와 브랜딩이 있기에 이를 최대한 유지하고 보전하되, 디테일 부분에서 40주년의 의미를 담아내고 표현해보고자 했던 스토리였습니다.

​

여담이지만, 이렇게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방식은 제가 어떤 작업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자, 기획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적용하는 제 스스로의 방법입니다.

​

사실 지금 공개된 디자인은 메인 컬러는 네이비에 화이트 로고와 골드 포인트 컬러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제가 연맹에 제안했던 컬러웨이는 사실 골드가 메인이 되는 컬러였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도 이 버젼이 더욱 마음에 들긴 합니다.

​

하지만 이 컬러가 메인 컬러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컬러로 리그의 큰 개념을 구분하고자 하는 연맹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파이널 라운드에서 골드 컬러를 활용하고 있었고, 그동안 리그 1과 리그 2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부족했다는 판단으로 컬러로 이를 구분하기 위해 메인 로고에서는 골드를 아끼기로 되었습니다.

​

때문에 최종 버젼의 리그 엠블럼과 패치는 모두 리그 1은 레드, 리그 2는 블루로 모두 명확한 컬러로 나뉘어져 통일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를 아우르는 키비쥬얼은 화이트가 주가 되는 디자인으로 공개가 되었습니다. 내심 개인적으로는 골드컬러를 메인컬러로 살리면서도 파이널 라운드를 구분하는 방법도 시도하고 싶었으나 연맹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에 저도 충분히 동의하는 바였습니다.

​

키비주얼과 로고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하고, 리그 엠블럼과 리그 패치 부분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리그 엠블럼과 패치는 사실 거의 같은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차이라면 리그 전체를 표현하는 엠블럼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저지에 부착하여 리그 1과 리그 2를 구분하고 표현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

​

아마 이 부분에서 설명해 드릴 수 있는 부분과 궁금하신 부분이라면 마름모꼴의 방패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잠시 아래의 사진을 보여드리고 더 이야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어쨌든 40주년이라는 큰 업적이자 역사를 담아내야 하는 데 의미가 없는 요소를 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보통 축구와 스포츠에서는 어떠한 로고나 기념할 때 통상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방패들의 이미지와 월계관 같은 이미지들을 많이 사용합니다.

​

이러한 부분들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K리그의 역사를 모티브로 담고 싶다는 마음으로 최초의 대한민국 프로축구 리그인 수퍼리그83의 로고와 처음으로 K리그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1994년의 로고에서 영감을 받고 디자인 요소를 활용했습니다.

​

이 두 로고의 공통된 특징이라면, 선을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수퍼리그의 로고는 사실 복고풍이라는 것 외에는 큰 특징은 없지만 선들이 배경으로 지나가는 그래픽이 눈에 띄었고, 94년의 로고는 말할 것도 없이 선들을 활용한 멋진 그래픽이 특징입니다.

​

아마 94년의 로고는 컬러감도 그렇고 한옥이나 전통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여 개인적으로는 역대 K리그 로고 중에 가장 좋아하는 로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그리하여 이 선들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여 40주년 표현하기 위해 4개의 면으로 구성한 방패를 넣게 되었습니다.

​

위 이미지는 키비주얼을 설명드릴 때 처럼 최초로 제안했었던 리그 엠블럼 디자인입니다. 골드 컬러를 메인으로 활용하여 골드 외의 컬러를 최소화했었습니다. 참고로 최초의 시안이다 보니 최종버젼과 다르게 하나은행이 아니라 하나원큐로 작년의 엠블럼에 포함된 스폰서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또한 혹시 모르는 경우를 대비하여 작년의 리그 엠블럼처럼 스폰서가 위치하고 있는 부분을 스폰서의 상징 컬러를 활용했던 시안도 있었습니다.

​

참고로 비슷한 부분인데, 최종 버젼의 리그 엠블럼과 패치에서 하나은행의 스폰서로고가 본래의 컬러가 유지된 것은 하나은행의 요청으로 본래 로고의 컬러가 유지되었기에 최초의 시안들에서는 단색으로 디자인되어있습니다.

​

자연스레 이를 그대로 리그 패치로 활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그 패치에서는 사실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 큽니다. 본래 이 선들을 활용한 방패 그래픽과 전체적인 구성은 사실 아래처럼 40주년을 맞아 모든 팀의 상징 컬러를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패치를 만들고 싶었던 목적과 기능이 있었습니다.

​

최초로 작업하여 제안했었던 패치 디자인입니다. (완벽한 전체 시안이 아니라 예시를 만드느라 색감이 뚜렷한 팀들을 우선적으로 예시로 만들었던 점 양해를 바라겠습니다)

​

사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강하게 주장도 하고, 어떻게든 진행해보고자 했던 부분입니다. 더불어 연맹의 이번 프로젝트 매니저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해주시고 꼭 진행해보고자 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리그의 전체적인 키 컬러 때문에 어떤 팀의 저지에는 이 패치가 조금 어울리지 않게 보일 수 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40주년인 2023 시즌 만큼은 특별하게라도 꼭 진행해보고자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

하지만 아쉽게도 연맹의 패치를 제작하는 제작처에서 물리적인 부분에서 해결을 할 수 없는 부분으로 작업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

이 부분은 추후 저희와 연맹이 가능성을 열어두고 염두하고 있는 캠페인이나 이벤트를 통해 활용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아직 리그 개막까지 3주 정도가 남았고, 40주년을 기념하는 2023 시즌은 대장정을 이어가게 될 것입니다.

방송 중계 그래픽부터, 경기장에 활용되는 출력물이나 설치물 등 넓은 범위로 사용될 수 있게 작업 중에 있습니다. 또 리그가 진행되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역시 작업하게 될 예정입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단순히 디자인 작업으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연맹과 함께, 그리고 오버더피치 자체적으로든 40주년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자 염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스텀 패치처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 적진 않지만 그래도 저희가 작업한 브랜딩이 메인이 되는 40주년의 해에 조금이나마 이를 축하하고 저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준 축구에 저도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아직 리그나 구단 차원의 브랜딩이나 비주얼, 디자인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이 낮은 상황임에도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잘 움직여질 수 있도록 도움과 고생하신 이준영 프로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

곧 개막하는 40주년의 K리그를 기다리시는 많은 팬분들 모두 즐거운 시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