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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2/14/GUGMWMGVI5D4NKAKZNILPMTBDI/

홍콩 정부가 무료 항공권 수십만장을 배포하며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 프로모션을 발표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랫동안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도시로 여겨졌던 홍콩이 코로나 격리 이후 스스로 재정의하려는 노력을 시작했으나 프로모션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홍콩은 코로나 직전 해인 2019년에도 연간 5600만명이 다녀간 세계적인 관광도시였다. 그러나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 조치 이후 관광객이 크게 감소했고, 이에 홍콩 정부는 지난 2일 ‘헬로 홍콩’ 캠페인을 공개하고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료 항공권 50만장을 배포하는 등 20억홍콩달러(약 3500억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존 리카추 행정장관은 “어떠한 격리도 제한도 없다”며 홍보했지만, 이는 홍콩의 실제 방역 조처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헬로 홍콩’ 캠페인 홍보영상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채로 춤추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홍콩 방역 지침에 따르면 실내외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5000홍콩달러(약 81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캠페인이 ‘홍콩에 와야 할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콩의 한 디자인업체 창립자는 “다른 도시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홍콩에서 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위해 홍콩에 오기를 원하는지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매체는 홍콩이 여행지로서 매력을 잃은 이유로 중국 정부의 통제를 꼽았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시민들의 언론·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자 지난해 중반까지 1년간 11만3000명이 홍콩을 떠났다.

이달 초 ECA인터내셔널이 발표한 ‘동아시아 이주자들에 가장 매력적인 도시’ 순위에서도 지난해보다 15계단 떨어진 92위에 그쳤다. 1위 자리를 차지한 싱가포르에 밀린 것은 물론 대만 타이베이(77위)보다도 외국인 거주자의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빅토리아 후이 노트르담대 정치학 교수는 “북적이는 거리나 건물은 예전과 같아 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건 도시의 영혼”이라며 “홍콩의 브랜드가 파괴됐고, 영혼은 텅 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일 때도 사람들이 기꺼이 방문할 정도로 매력 있었다”며 “무료 항공권 배포는 이제 홍콩이 인센티브 없이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