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단지 내 택배차량 진입이 제한된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5000 세대 규모 아파트 앞에 택배를 내려놓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입구엔 택배 상자가 탑처럼 쌓여있다. 아파트 측이 택배용 탑차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자 택배노조가 지난 14 일부터 개별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입구에 물품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입주민들은 아파트 입구에서 직접 물품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A아파트 입주민과 택배노조 간의 갈등이 깊어지자 앞서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아파트들의 해결책이 주목받고 있다.

지상은 공원이라, 지하주차장은 높이가 낮아서…택배차 못다니는 신축아파트

신축 아파트들은 대부분 주차장을 지하에만 만들고 지상에는 공원과 주민 편의 시설 등을 만든다. 이때문에 지상에 차량이 다니지 못하게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택배 노조에 따르면 지상 출입이 금지된 아파트는 현재까지 179 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작 지하주차장의 평균 높이는 2.3m 로 택배용으로 쓰는 차량 높이보다 낮아 택배차가 들어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3년 전 주차장 높이를 2.7m 로 높이도록 법률을 개정했지만 그전에 만들어진 아파트들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 이에 2018 년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택배대란' 이후로도 지난해 7월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아파트 등에서 비슷한 갈등이 이어졌다.

입주민들은 직접 손수레를 끌거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저상탑차를 이용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택배기사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저상탑차로 개조하는 비용이 추가로 들 뿐더러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 이동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또 기존 탑차보다 높이가 낮은 공간에 들어가 작업을 하다보면 무릎과 허리 등이 굽어져 신체에 무리가 간다는 게 택배기사들의 설명이다.

시간제 지상출입부터 골프장 '전동카트'까지 등장…택배갈등 해결한 아파트

골프장 전동카트./사진=게티이미지뱅크

A아파트와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울산 남구 옥동의 한 아파트는 지난 2월 주민투표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이들은 오전 11 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은 택배차량이 단지 내 지상진입을 할 수 있도록 정했다.

대신 차량 속도를 시속 10 ㎞ 이내로 제한하고 공회전 금지를 위해 시동을 끄게 했다.

동간 거리가 짧은 특성상 차량을 각 동 현관문 입구로 이동하지 않고 가운데 통로에 세워 물건을 옮기게 했다.

세종시 호려울마을 10 단지 아파트에서는 택배 기사들이 골프장에서 볼 법한 전동카트를 타고 다닌다.

2016 년 입주 초부터 입주민과 택배기사 사이 갈등을 겪자 주민들이 택배 기사들과 만나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이에 저상택배차량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고 탑차 기사들은 아파트가 전액 부담해 구매한 전동카트에 물건을 옮겨 배달하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2016 년 도입된 실버택배도 해법 중 하나로 꼽힌다.

미추홀구 아파트에서는 택배 기사가 아파트 집하장에 물품을 두면 아파트가 고용한 노인 택배원이 전동카트나 손수레 등으로 물건을 배송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8&aid=000457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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