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난데없는 윤석열 망언에 연대폭격

농민들, 난데없는 윤석열 망언에 연대폭격. 2021.8.5.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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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경자유전의 원칙에 너무 집착한다’, ‘농산물 비축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농업을 비즈니스로 보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 모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청년들과 가진 세미나에서 단 하루에 쏟아낸 자신의 농정철학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나선 윤 전 총장의 ‘120시간 노동 선택’, ‘부정식품 허용’, ‘건전한 페미니즘’ 등의 발언이 연일 논란을 부르는 가운데 농정 공약을 위해 밝힌 생각 역시 농업계 전반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제1야당의 유력 대선 예비후보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에 농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비농민의 농지 투기 사례 적발과 농지법 개정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경자유전이 원칙’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발언에 대해 기함했다.

경실련은 지난 2일 낸 성명에서 “이는 사법행정의 최고위직인 검찰총장을 지낸 대선 유력 후보가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으로 경실련은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며 “검찰총장이 되기까지 수사와 공소에는 능한 율사였는지 모르나, 사법시험 합격 후에 헌법을 한 번이나 제대로 읽어 보았는지 의문”이라며 직격을 가했다. 경실련은 “농지법은 헌법의 원칙을 구체화해 농지소유 제한, 농지소유 상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라며 “원칙을 규제로만 인식하는 유력 대선 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편협한 농정인식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등 28개 축산단체가 가입한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승호, 축단협)도 경자유전의 원칙을 무시한 언행을 비판함과 동시에 윤 전 총장이 드러낸 ‘기업 중심의 농정사고’에 특히 우려를 드러냈다.

축단협은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의 우대정책에 따른 기업의 과도한 생산 분야 진입은 축산농가 경영피해는 물론 사회적으로 환경문제 대두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축산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후방 연관산업을 함께 소유해 이윤 추구에 함몰된 형태로 축산업 구조전환을 이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일선 축산농가들은 기업의 사육두수 증가세에 따라 수급조절 및 환경규제의 희생양으로 자리 잡아 축산업에서 이탈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축산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윤 후보가 드러낸 기업 중심의 농정사고는 농가들에게 큰 위기감으로 다가온다”라고 우려했다. 

상임대표단체를 맡고 있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7개 농민단체가 모인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흥식, 농민의길) 역시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향해 ‘더 공부를 하라’며 직설을 날렸다.

농민의길은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한 헌법에도 불구하고 농지법에서는 예외규정을 둬 국민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현재 전체 농지의 70% 가량에서 임차농이 영농에 종사하고 있다”라며 “15년 후에는 전체 농지의 84%를 비농민이 소유할 것으로 예측돼 농민들이 경자유전에 집착하고 싶어도 집착할 농지조차 없는 소유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농민의길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불법 농지 투기를 통해 아파트를 임대받았다는 의혹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발언은 농민과 농업의 현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농민이 농지 소유에 집착한다며 현 상황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또한 ‘전략농산물 비축은 뒤떨어진 사고’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전략농산물 비축은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서 비상상황을 대비해 7~10% 정도를 비축할 것을 권장하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국가의 역할이다”라며 “이런 정도의 인식으로 어떻게 대통령이 되려는 것인지 의아스럽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