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중 전국민재난지원금 지원해야

코로나 사태가 1년여 지속되면서 자영업자의 부채가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된다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은 자영업자의 불만 해소가 대선국면에서 주요한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손실보상 소급적용 외에도 부채부담 감경,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12일 이동주 의원은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무너지면 1000만명의 생계가 끊어지고 중산층이 무너진다”며 “양극화된 경기 편차를 극복하고 소상공인, 자영업 경제와 중산층 생계를 떠받치기 위해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고 했다.

여당 소속 서영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도 “전국민재난지원금이 민생경제를 활성화시켰고 소득격차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면서 “보편적 전국민재난지원금과 맞춤형 피해지원 양대 날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여당은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이 소상공인들의 영업실적을 크게 호전시킨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정부, 연구기관,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서 일제히 나오면서 동시다발적인 자영업자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여당이 자영업자에 대한 입체적 지원을 시도하는 이유는 대규모 대출 상황이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년 만에 118조 6000억원 늘어 803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대출잔액 증가율은 17.3%였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8.3%), 기업(15.6%)의 대출증가율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대출자도 24.5% 인 47만명이 늘어 238만6000명에 달했다.

지난해 늘어난 대출 중 은행 대출이 69조4000억원, 저축은행 등 비은행 대출이 49조2000억원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 비은행 대출 증가율이 22.3%로 은행 대출 14.9%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 자료를 받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지난해 추경을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버팀목 자금 등을 지원했음에도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례적으로 많은 부채를 동원해 코로나 위기를 견뎌 온 셈”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의 손실보상은 물론, 임대료 멈춤법 등을 법제화 하는 등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거리두기, 영업제한 등으로 점점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금리인상, 상환유예 종료 등이 이어진다면 집단면역 이전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당이 지원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금액은 3월말 현재 69조8987억원, 원금상환유예와 이자상환유예 금액은 각각 7조502억원, 이자상환유예 470억원 으로 금융지원액이 76조995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월(만기 연장 10조4496억원, 원금상환유예 2조1921억원, 이자상환유예 185억원 등 12조6602억원)에 비해 5배가 넘는 64조3357억원이 증가했다.



오는 9월 금융당국의 금융지원 조치가 만료되면 유예해 왔던 대출 원리금 부담이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또 금리인상 조짐은 자영업자 대출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국고채금리(3년 만기)는 국내경제 회복세, 소비자물가 상승, 채권 발행수요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높은 연평균 1.2%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했으며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내 자금유출을 촉발하여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국내 시중금리 상승을 통해 이자상환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봤다.

이동주 의원은 "우리나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900만명에 육박하고 GDP대비로 보면 25.1%"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 경제가 무너지면 한국경제가 무너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여당이 '손실보상-대출경감-전국민재난지원금' 패키지 지원을 추진하는 이유다.

민주당은 다음주 중 손실보상 소급적용 입법청문회를 통해 정부 설득작업에 공개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재정부담, 간접 피해자 보상 요구 등을 소급적용 걸림돌로 제시한 정부의 반대입장을 여론으로 심판받겠다는 얘기다. 그러고는 이달 안에 관련법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여당 관계자는 "이달 중에 통과시키지 않으면 여론의 역풍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임대료와 대출부담 완화 방안과 함께 전 국민재난지원금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연이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추가 재정부담은 3조원 수준으로 그리 부담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대출부담 완화방안과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동시에 추진하면 전반적으로 간접피해자들에 대한 보전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달에 소급지원하고 정기국회와 대선국면 이전인 7~8월 중에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지원하게 되면 백신접종 등 집단면역 확산과 함께 맞물려 소상공인들의 회생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9월로 넘어가면 정기국회, 2022년 예산, 대선국면까지 겹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도 방역 우선정책으로 코로나 진정국면에서 전국민재난지원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집근처에서 사용하게 만들어 방역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당내 의원들도 상당히 동조하고 있고 원내 지도부에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