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광양부두 30대 노동자 사망 때도 현장에 ‘작업 유도자’ 없었다

기후위기 2021-05-11 (화) 15:26 조회 : 454 추천 : 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11060000… (31)

[단독]이달 초 광양부두 30대 노동자 사망 때도 현장에 ‘작업 유도자’ 없었다
조문희 기자 [email protected]

이달 초 전남 광양항 부두에서 작업 도중 불도저 삽날에 눌려 사망한 항만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입을 당시 현장에 작업 유도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경기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날개에 눌려 목숨을 잃은 청년 노동자의 사고 상황과 판박이였다.

1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조모씨(38)가 지난 3일 사망한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원료부두 현장에 작업 유도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해 작업을 할 때 위험 우려가 있다면 사업주는 작업 유도자를 배치해야 한다. 여수해양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사고 현장에 작업 유도자가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건 당시) 여러 군데 화물창에서 동시에 하역이 이뤄졌던 것 같다. 직접적으로는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 원인 분석과 책임 소재 규명을 담당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도 현장에 작업 유도자가 부재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고 당일 오후 1시30분쯤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 원료부두에 정박한 파나마 국적의 화물선 석탄 저장탱크에서 하역 작업을 하던 중 불도저 삽날에 눌려 목숨을 잃었다. 함께 사고를 당한 동료 A씨(52)는 두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불도저 운전자 B씨(56)가 조씨 등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등은 한진해운의 용역 요청에 따라 당일 파견된 항운노조 소속 노동자로, 당시 화물창 안에는 10여명이 작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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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노동자는 다른 분야의 노동자들보다 훨씬 큰 재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2018년 9월 작성한 ‘항만근로자 안전관리 거버넌스 재구축 필요’ 보고서를 보면 항만노동자 재해율(종사자 1000명당 재해발생자수)은 9.46명(2017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산업 평균(4.84명)의 2배에 달한다. KMI는 “몇몇 특수분야(건설업 등 인적사고 빈발 분야)를 제외하고는 유사 동종 SOC(사회기반시설) 시설인 항공, 철도, 도로운수분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타 산업분야의 재해율보다 높다”고 밝혔다. 특히 KMI는 항만 내 하역·보관·운송 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안전사고는 대부분 선내 및 부두 크레인 등 하역장비나 화물 반출입 트럭 등 운송장비가 원인이 돼 발생하고 그 피해가 사망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밝혔다. KMI는 “사망재해는 대부분 작업자의 안전 부주의가 단독 원인이기보다 장비운전자, 선사, 감독 부재 등 상대가 있는 사고”라며 “항만 하역 분야 중대재해사고 예방과 안전관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업과 이들 이해관계자를 직접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통제체계의 정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손익찬 일과사람 변호사는 “처벌이 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지침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처벌에 따른 손해가 강하지 않아 사업주가 노동자의 위험을 감수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현장 노동자의 참여 하에 작업의 위험성 평가를 하도록 돼있지만 강제성이 없다”면서 “위험성 평가가 실질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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