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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에 혐오가 있음을 확인함

farskit 2021-05-08 (토) 19:24 조회 : 1160 추천 : 10

점심 먹으러 처음 들어간 집 앞 식당에서

남자직원의 말투가 북한말과 비슷한 말투임을 알아듣고

갑자기 굉장히 싫다는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그 사람이 탈북자인지, 귀화한 사람인지,

혹은 비자를 받아 적법한 자격으로 우리나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국인인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요.

제 마음에 한국말을 쓰는 중국인,

그것도 북한말투의 한국말을 쓰는

혹은 동북3성 지방에서 사용하는 투의

한국말을 쓰는 사람에 대한 혐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회원분과의 논쟁에서

저는 중국정부를 싫어하지 중국을 싫어하는 것을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습니다.

그 논쟁 때문에 마음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 알아챌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특정조건에 무조건반사를 일으키는

동물적 혐오를 하는 사람이었네요.

지금부턴, 정치, 경제 등 외적인 일이나 타인의 일에 관심을 둘게 아니라

제 자신을 단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차근차근,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찾기 힘틀테니 말입니다.

이유가 무엇인지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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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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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속으로654 2021-05-08 (토) 19:45

동북3성과 북한말투는 다르지 않나요???

s곤s 2021-05-08 (토) 20:15

모든 사람이 군자성인이 아닌데 욱하고 혐오 할 수 있죠

올바르게 자랐다면 그걸 직접 표출하거나 잘못된 범죄로 나타내지 않으면 되지요

그래도 자신을 단속하신다는고 하는 자성적 모습이 참 좋습니다

farskit글쓴이 2021-05-08 (토) 22:42

이런 생각이 들기 전엔 전혀 단속을 못했다는 뜻인데, 좋게만 봐주셔서 더욱 창피합니다.
혐오를 일삼는 사람이 되지 않고 싶은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글과 말을 요즘들어 너무 많이 보고 들어서 그런 건가라는 안이한 생각부터,
왜 내가 혐오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시작점을 찾는 작업까지
여러가지 생각의 폭포수가 몰아치는 상황입니다.

유후후후후후후 2021-05-09 (일) 03:14

혐오감정은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이면 세상이 덜 미울 것 같습니다.
시작점은 거기서 부터요.

farskit글쓴이 2021-05-09 (일) 10:09

동물의 생존본능의 일부로서 발달한, 혐오에 준하거나 가깝거니 유사한, 감정이 있다고 봅니다.
뱀같은 동물을 혐오하는 경우 등.
문제는 이 생존본능이 북한말투 혹은 동북삼성말투에 반응하는 이유에요.
뱀을 마주쳤을 때와 같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데, 왜 발동했을까? 가 두 번째 문제.

더 근본적인 문제는, 뱀에 대한 싫은 마음은 혐오가 아닌 것 같은데,
북한말투아 동북삼성 말투로 이야기하는 사람에 대한 싫은 마음은 혐오가 맞아요.
둘 사이의 차이점을 생각하고 있어요.

유후후후후후후 2021-05-10 (월) 13:52

미국에서 흑인인권운동하는 여성운동가의 뇌 mri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분도 흑인을 볼 때 혐오영역이 활성화되었다고 해요.
고민할 지점은 혐오감정 이후가 아닐까요.

토랭나이스 2021-05-25 (화) 15:31

자각은 변화의 출발점이죠.
저는 제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게 30대 초반이고..
뭐가 이상한지 깨닫고 수정하기까지 7년쯤 걸렸습니다.
그 사이 관련 책도 많이 봤고요. 처음엔 뭔지 몰라서... 해당분야(심리쪽) 책에 접근하기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자기객관화 한다는거 정말 힘든 일이고, 오래걸리더군요.
자기객관화가 되어야 성찰도 가능하고요.
지금의 삶이 남보다 낫다고는 못하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낫습니다.

외부자극(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혹은 어떤 정보든 간에)에
확확~ 튀어나가던 감정도 거의 사라졌고, 덕분에 삶의 여유가 조금 더 생겼습니다.
씩씩거리면서 화내거나, 은근한 짜증 대부분이.... 내안의 분노를 내뱉을 대상을 찾고 있거나...
못난 나를 방어하는 자기방어기제였어요.
나를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이거 왜 못하냐? 라고 하면..
이전: 뭐~!(버럭~) 씨발 넌 잘하냐? 해봐~ 해봐~ 한번 해보라구~~~~~
지금: 허허... 사람이 뭐든 다 잘할 수 없잖아...
이런거죠.

자각하셨으면 확실하게 뿌리뽑기전에(내 무의식까지 다 들여다보기 전에)
이젠 되었다....라며 그만두진 마세요. 그건 어쩌면 일종의 자기합리화니까요.
암튼 자각하신 것 자체를 축하 드리며,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farskit글쓴이 2021-05-25 (화) 16:39

이렇게 오래된 글에 답변이 달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정성스레 쓰신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 여러가지 논리적 오류와 심리적 요인의 의한 편향, 그리고 자기 합리화 함정에 걸리지 않고
사고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 고칠 수 없을 겁니다. 혐오는.
지금의 결론으로는 인지심리학적으로 형성된 생존기제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윗 댓글 어느 분의 말씀처럼 혐오가 마음에 피어나면 그 다음부터의 대응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써주신 글에 보답하기 위해서,
또 스스로 진전상황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생각하던 것을 한 번 글로 정리해 보아야 겠습니다.

다시 한 번, 소중한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시는 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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