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에 도입하고 싶은 베트남 택시 문화

한국에서는 베트남의 택시하면 사기 택시의 이미지가 꽤 있을 겁니다.

베트남의 이미지를 안좋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 인데요.

사기 택시로만 따지면 뭐 한국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게 베트남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심심하면 뉴스에 택시 요금사기 치는 인간들이 나오니까요.

암튼...그 이야기는 각설하고 일반적인 택시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베트남에 처음 와서 놀랬던 것이 자가용 같은 택시였습니다.

베트남의 소득 수준에 비하면 굉장히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한국의 택시 문화에 익숙했던 저에게 베트남의 택시 문화는 컬쳐 쇼크 그 자체였습니다.

베트남은 택시의 종류에 따라 요금이 다릅니다.

경차 택시, 일반 택시, 7인승 택시 이렇게 나뉘는데 요금이 조금씩 다르죠.

거기에 한가지 재미있는 제도가 바로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는 겁니다.

장거기로 갈 수록 단위 거리당 요금이 내려가는 구조 입니다.

이게 제 기억으로는 3단계로 나뉘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마지막 단계가 30km 이상이었지요.

여기의 택시 문화는 우리로서는 좀 처럼 상상하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짐을 들고 택시를 잡으면 기사가 내려서 트렁크를 열고 짐을 실어 주는 게 당연합니다.

거기에 7인승 같은 경우 맨 뒷 열에 앉으려면 뒷좌석 등받이를 내려야 하는데,

기사가 직접 내려서 등받이를 내려 줍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기사들이 거부하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여기는 그런거 없습니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가는 골목길도 억지로라도 차를 들이밀고 가서 손님이 내려달라는 위치에 내려주죠.

가장 쇼킹했던 것은 택시기사를 자기 기사 처럼 이용하는 것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택시를 타고 몇 가지 볼 일을 보게 된다면,

기사한테 어디로 가달라고 하다가 중간에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기사가 기다려 줍니다.

뭐 추가요금 받고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베트남에서 택시를 지인들과 탈 때 굉장히 난감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죠.

아무렇지 않게 기사 보고 기다리라고 하는데,

저는 기사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상황이 반복 되었었죠.

택시 타고 이 집 들렀다 저 집 들렀다 여러 번 반복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참 놀라웠습니다.

얼마 전에 급하게 야근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택시를 회사로 부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 보다 일이 늦어지면서 택시기사가 거의 2시간을 기다리게 되었지요.

물론 장거리이긴 했지만 그 시간 동안 공쳐야 하는 기사에게 굉장히 미안했었습니다.

그래서 택시에 타면서 미안하다고 하니까 택시기사가 웃으면서 상관 없다고 하더군요.

또 한번은 설 연휴에 처가집에 택시를 타고 갈 일이 있었습니다.

처가집에 가는 도중에 장인어른의 절친이 사는 곳을 지나게 되어 거기서 잠시 멈췄습니다.

거의 한 시간 정도를 마눌님은 어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고,

저는 기사에게 미안해서 안절부절하는 상황이 벌어졌었죠.

마눌님에게 기사가 기다린다고 재촉을 몇 번 했는데 마눌님이나 어른들이나 다들 괜찮다고 이게 베트남이라고 ㅎㅎ

밖에 나가서 담배 피우는 기사와 함께 옆에서 담배 피우면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니

기사 왈, 뭐가 미안한대? ㅎㅎㅎ

셔틀 처럼 여기저기 들러서 사람 태우고 기다리고 하는 것도 여기서는 그냥 진상이 아닌 평범한 것.

한국의 택시 문화에 비춰 보면 진짜 요금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