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지붕공사 중 183명 추락사…최근 급증한 원인은?
정대연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2년간 공장·축사 등 지붕공사를 하다 떨어져 숨진 노동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태양광 설비 시공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연이은 태풍으로 지붕공사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지붕공사 중 183명이 추락사했다. 올해도 지난 20일까지 11건의 추락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37건, 2017년 26건, 2018년 29건에서 2019년 44건, 지난해 47건으로 급증했다. 영세 농가 등에서 사업주가 직접 작업하다 숨진 경우는 이 같은 산재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지붕공사 중 추락사가 크게 증가한 데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태양광 시설 설치가 최근 많아졌는데 축사나 공장 지붕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이 많았던 것도 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지붕공사 추락사망사고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붕재 파손에 의한 추락’이 90건으로 절반 가까이(49.2%) 차지했다. 이어 ‘지붕 단부에서의 미끄러짐에 의한 추락’(64건, 35%), ‘이동 중 추락’(28건, 15.3%) 등 순이었다. 지붕재 파손 추락사는 2016년 13건, 2017년 9건에서 2019년 26건, 지난해 23건으로 급증했다.
사고는 봄과 가을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봄(58건, 31.7%), 가을(52건, 28.4%), 여름(42건, 23%), 겨울(31건 16.9%) 순이었다. 비나 눈이 많이 내리는 여름과 겨울보다는 봄, 가을에 지붕공사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장소별로는 공장(72건, 39.3%), 축사(37건, 20.2%), 창고(14건, 7.7%) 등 순이었다.
지붕공사 중 추락사망사고는 영세 사업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장비 없이 작업하다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재해조사의견서를 보면, 지난해 5월 전남 고흥과 6월 경북 영천에서는 축사 지붕 위에 태양광 시설 설치 작업 중 일용직 노동자가 지붕재인 ‘선라이트’ 파손으로 각각 떨어져 숨졌다. 지난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빠져나간 직후인 9월9일에는 경기 이천에서 축사 지붕의 파손된 선라이트를 교체하던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선라이트 파손으로 추락사했다. 안전발판, 추락방호망은 설치되지 않았고, 안전보호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모두 공사금액이 1억원 미만인 소규모 공사였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해 전국 지붕 시공업체 및 축사 현황을 파악하고, 시공업체, 축사 소유주, 공장 등을 대상으로 사고 사례와 예방자료를 안내하기로 했다. 또한 패트롤 점검을 통해 지붕 단부 안전난간 설치, 선라이트 구간 발판 및 안전덮개 설치, 안전대 착용 등 ‘3대 핵심 예방조치’를 집중 지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고 예방을 위해 개발한 지붕 선라이트 전용 안전덮개와 안전대를 부착할 수 있는 장치인 안전블록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은미 의원실 관계자는 “파손 위험이 큰 일정 강도 이하의 선라이트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며 “노동부가 패트롤 점검으로 전수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규모 농가 등은 지자체가 안전조치를 지원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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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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