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국공 자회사로 전환됐어도 ‘차별’은 여전
조문희 기자 [email protected]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용역업체를 자회사로 전환한 이후에도 자회사 구성원의 노동권 보장과 임금 책정에서 차별적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자회사 용역계약 개선 및 2020년 계약방침’에는 “쟁의행위, 기타 단체행동 등 비정상적 업무수행으로 과업 완성지표 달성률이 80% 미만인 경우, 달성률 80% 미만부터는 해당 달성률에 정비례하여 대금을 차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1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조사 결과를 보면, 공사는 현재도 이 방침을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금 차감 등 자회사 구성원의 쟁의행위에 따른 조치 규정은 노동3권을 제약할 수 있어 정부도 삭제를 권고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지난해 9월 발간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설명자료’는 “용역계약서에 근로자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개선 방향으로 ‘용역근로자가 사업장 내에서 시위 등 불법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즉시 해고하여야 한다’ ‘업무시간 내 일체의 집단행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여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수탁업체가 책임을 진다’ 등 내용을 삭제하도록 했다. 올 5월에도 노동부는 ‘태업·파업 등으로 용역의 차질이 빚어질 때 모기관이 용역계약 해지, 대금 감액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을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
임금 책정에서도 자회사 노동자에게는 불합리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천 의원실에 따르면 공사는 2020년 기준 통합정보시스템 운영 및 유지 관리를 담당하는 팀원 D직급의 월 기본급을 177만9082원으로 설계했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8512원으로 최저임금보다 낮다.
또 공사는 지난 6월 기준 환경미화사업, 보안경비용역, 보안검색용역 등 분야에서도 기본급이 최저임금보다 낮게 책정될 소지가 있는 최저낙찰률을 적용했다고 의원실은 밝혔다. 환경미화원 인건비는 시중 노임단가보다 기본급이 낮게 설계된 경우가 있었다. 공사는 별도 기준을 사용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자회사 노동자의 임금이 낮게 책정되는 것이라고 천 의원은 분석했다.
이 역시 정부 지침 위반이다. 지난 5월 노동부는 공공기관 자회사 운영 개선 대책을 설명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자회사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는 경우에는 종전 관행에 따른 낙찰률을 임의 적용하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다만 공사는 다른 직급의 노동자 인건비를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미달로 설계된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인천공항공사가 과거 용역계약을 답습하고 있는데, 자회사 설립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에서 발생하는 부당행위, 불공정 관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비밀상점)
대용량 일회용 전자담배 비밀특가!
(7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