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 머신 리그 1

인크레더블   머신   리그

 

 

 

1.

 

아침   햇빛을   눈부시게   반사하는   호수 .

그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한   통나무집에서   한   노인이  

첼로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

 

백발이   된   머리가   호수의   물결보다   더   반짝이는듯   했지만 ,

그   밑에는   아직   총기가   흐려지지   않은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

 

노인은   언제나의   일과처럼 , 자리를   잡고   앉아   첼로를   켜기   시작했다 .

그러자   거짓말처럼 , 

어디선가   한   마리의   흰머리   독수리가   날아왔다 .

노인의   눈은   오랜   친구   같은   그   독수리를   향하며   편안한   기운을   띄었고 ,

독수리도   천천히   그의   머리   위   높은   곳에서  

첼로   소리를  감상하기 라도   하는   듯   허공을   맴돌았다 .

 

얼마나   지났을까 .

갑자기   독수리가   뭔가를   피하기라도   하는   듯   급히   사라져갔다 .

그리고   노인의   귀에는   기계의   소음이  멀리서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

자동차 . 얼핏   봐서는 , 두   사람이   탄 , 멀리서   봐도   공무원들이나   탈   법한   허름한   차 .

 

“ 스트링펠로우   호크씨   맞습니까 ?”

길쭉한   코   때문에   예리한   인상을   풍기는   자가   타블렛   같은   걸   들고  

차에서   내려서는 , 기다리고   있던   노인에게   말했다 .

그   옆좌석에서는   다소   둔해보이는   남자가   내렸다 .

“ 그렇소 .”

그는   품   안에서   신분증을   꺼냈다 .

“NSA 의   데이비드  J. 길리안이라고   합니다 . 이쪽은   동료인   존   랜디 .”

호크라   불린   노인은   신분증을   흘낏   보고는   말했다 .

“NSA 에서   나같은   사람한테   무슨   볼일이오 ?”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 이것   때문에   왔습니다 .”

소파에   앉은   길리안은   바로   타블렛을   꺼내들었다 .

그   화면에   뜨는   이미지를   보며   호크는   표정이   굳었다 .

“ 제식명  A56-7W. 코드명   에어울프라는   헬기죠 .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

“ 잘   알지 . 내   파일을   보고   왔겠구먼 .”

“ 예 . 호크씨의   파일은   이미   다 ....”

“ 그렇다면   이제   내가   그   헬기와   관련이   없다는   것도   알텐데 .”

“ 물론   사고가   있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 그   때문에   조종사가   형님인   신진   호크로   바뀌었다는   것도   알고   있죠 . 그   뒤로 .....”

“ 편하게   드시오 . 눈치보지   말고 .”

“ 예 ? 무슨 ....”

호크는   턱짓으로   길리안의   동료를   가리켰다 . 

존   랜디는   이야기보다는   소파   앞   탁자   한   켠에   마련된   스낵봉지에  관심이 가  있었고 , 

그걸   호크가   보고   있었다 . 

길리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 그럼 .... 사양않고 ....”

“ 스낵을  좋아하는가 봅니다. ”

“ 잘   못먹고   여기까지   급하게   오느라구요 .”

존은   턱을   쓰다듬고   스낵봉지를   뜯으면서   멋쩍은   미소를   띄었고 , 

길리안은   잠시   미간에   손가락을   댔다가   얘기를   이었다 .

“ 이제   그   헬기에   대해서   얘기를 .....”

“ 나는   아는   것도   없고   그   헬기와   관련이   없소 .”

호크는   나지막이   말했다 .

“ 형을   찾으려고   그   헬기를   타긴   했지만 , 그   헬기는   내겐   저주였소 . 그   헬기와   관련된   사람들은   나만   남고   다   죽었지 . 이미   알고   있겠지만 , 신진   호크와   그의   동료들도 , CIA 의   아크엔젤도 , 그의   비서인   마렐라도 , 도미니크   산티니도 , 케이틀린   오샤넬리도 , 그리고 .....”

사막에서   모펫의   손에   죽어간 , 자신이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 그   여인도 .

 

“ 어쨌든   죽다   살아난   이후로 , 나는   그   헬기와   연을   완전히   끊었소 . 생각도   하고   싶지   않으니   그   헬기   이야기는   그만해   주시오 .”

“ 하지만   지금   모든게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 어딘가에서   이미   이   헬기와   관련한   정보가   노출됐어요 . 그리고   그   헬기를   노리고   있는   자들이   있습니다 .”

“ 어찌됐든 .”

호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

“ 이제는   나랑   상관없는   얘기요 .”

 

“ 정말   모르는   것   같던데 . 파일에는  다치고   나서   몇   년간은   일어날   수도   없었다잖아 .”

길리안은   차   안에서   계속   스낵을   우적대는   랜디의   말을  

듣는척   마는척   하면서   앞뒤를   정리했다 .

 

사실   에어울프에   대한   정보는   대외비였다 . 

현장에서   분석관으로   강등되다시피   떠밀려진   후  

우연히   국내   무기상들의   네트워크에서   발견한   이   정보 . 

심지어   관련인물들까지   자세하게   표기된   이   파일   속의   헬기는  

오버테크놀로지도   이만저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

 

음속의   두   배로   날면서도  

로터가   박살나지   않는   기계적   강성   시스템부터도 사기인데 , 

힘겹게   레이더   반사파를   흡수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던   때에  

아예   레이더   반사파를   그대로   무효화시키는   스텔스   모드 , 

각   측면에  3 문의   기관포 . 

각종   미사일의   탑재가   가능한   발사관   장착 .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중   하나가   비공식으로  개발된 

전술핵   미사일  RH-33 헬바운드라는   것 .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

헬바운드는  CIA 도   개입되어   있는   위험한   무기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 

시대가   흐르고   나서는   거의   도시전설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 

하지만   그   파일에서   이미   존재가   언급되고   있는   이상 , 

이제   에어울프는   헬바운드를   운용할   수   있는   현존의   유일한   플랫폼이었다 . 

어쩌면  이미 장착하고  있을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위험했고 , 

그런게   지하무기상   네트워크   사이에서   언급이   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협이었다 .

 

이를   상부에   보고했음에도   상부는   코웃음만   쳤다 . 

CIA 쪽에   요청했을   때는   너무나도   당연스럽게   이   헬기의   존재를   부인했고 , 

그   뒤로는   불법적인   듯한   미행과   도청까지   잇따랐다 . 

그   방법들을   대강   알기에   그는   그   모든   것을   따돌리고   위험을   무릅쓰며  

호크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 

하지만   얻은   게   없었다 .

 

길리안은   옆의   존   랜디를   잠시   쳐다보았다 . 

사실   이   정보를   먼저   얻어낸   것은   그였다 . 

엮이기   싫다고   미적대는   놈을   멱살잡고   끌고   와서   도움을   얻어보려   했지만  

지금은   완전한   짐덩어리였다 . 

그저   여행을   같이   온   친구   정도의   알리바이로   써먹으려   해도  

먹히기나   할까   의심스러운   지경 . 

정말, 이건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일까 하는 생각이 피어올랐다. 

그 때 랜디가 말했다. 

 

“ 그러니까   이런   일은   손을   떼자고 . 어때 ?”

 

길리안은   대답   대신  

랜디의   손에서   스낵봉지를   낚아채   차   밖으로   던져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