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103(문피아, 노벨피아)

1. 괴수여왕이 되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67538

SF 여주인공 우주괴수물입니다.

저그나 타이라니드를 떠올리게 하는 우주괴수의 여왕이 된 주인공입니다.
괴수여왕하면 나이트런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소설은 저그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더군요.

남동생들이 많은 장녀였던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해 환생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죽은 것은 천사의 실수였다고 하는데 보상으로 원하는 영혼을 고르면 그 종족의 지배자로 환생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끌림에 따라 붉은 보석을 선택하려고 한 주인공이었지만 손에 잡힌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죠.
원래라면 레드드래곤으로 환생할 예정이었던 주인공이 과거 우주를 멸망으로 이끌뻔했다가 겨우 진압되어
지금은 개체수가 거의 남지 않은 포식종 우주괴수의 여왕으로 환생합니다.

처음에는 괴수가 된 자신의 육체에 놀라던 주인공이지만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괴수가 여왕을 위해 잡아온 고기를 먹습니다.
생고기이지만 괴수가 되어 무엇이든지 맛있게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느껴졌던 괴수들을 자신을 따르는 애완동물이나 동생처럼 여기게 되고 종족을 위해 여왕으로써 자리잡게 됩니다.
주인공은 지구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잘했었고, 여왕의 능력으로 괴수들을 지배해 자기 수족처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과거 여왕을 잃었던 괴수들은 야생동물이나 다름 없게 되어 협력해서 사냥하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다가 거의 멸종위기까지 온 상황이죠.

새로운 여왕이 태어나고 이제 포식종으로써 행성을 지배하고 우주로 진출해서 다시 세력을 넓히려는 내용입니다.


흔한 우주괴수물인데 주인공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서 손발처럼 각 괴수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다른 괴수물들과는 조금 다른 차별성입니다.

다만 초반에는 완전 우주괴수물인데 나중에 진화하면서 인간형이 되고, 새롭게 낳은 간부개체들도 인간형으로 나오다보니 30화쯤부터 글 분위기가 갑자기 확 바뀝니다.
그래도 여전히 우주괴수물로써 행성 안에서 다른 종족들과 전쟁도 했고, 이제 우주로 진출해 인류문명과의 충돌도 예견된 상황입니다.



2. 카드 아카데미의 1타강사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66057

아카데미 게임 빙의물입니다.

유희왕과 비슷하게 듀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카드게임 세계에 빙의한 주인공입니다.
일반적인 아카데미 빙의물과는 차별성이 있는 것이죠.

이 게임의 고인물 주인공이다보니 다양한 덱을 알고 있고 카드의 활용법을 아는데다 핵심이 되는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만
주인공이 가진 덱은 빙의시점에 이미 정해져있는 상태라 원하는 덱으로 바로 구성하지는 못합니다.
여러가지 활동으로 포인트를 모아서 카드 뽑기를 해야하는 것이죠.

이 소설에서 나오는 카드게임의 룰은 하스스톤과 유희왕을 섞은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것들을 몰라도 읽는데는 별로 문제는 없습니다.

아카데미 강사로 빙의한 주인공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카드의 설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세세한 룰을 이해 못해도 주인공이 무언가 듀얼 도중에 무언가 노림수를 꾸미고 있다거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식으로
소설상에서 충분히 묘사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습니다.

일단 흔한 아카데미물에 흔하지 않은 카드게임 설정을 접목한 것에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요즘 유행하는 아카데미물의 클리셰를 따라가기 때문에 독자들도 익숙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반면
이 소설만의 차별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양산형과 달리 독특한 특징을 가미했습니다.
너무 카드게임의 묘사에만 집중하느라 글이 지루해지는 것도 아니고 익숙한 아카데미물의 맛입니다.



3. 시니컬 래빗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18182

TS 바텐더물입니다.

TS병이 전세계에 퍼진 세계관입니다.
이 세계에서 TS병에 걸린 사람들은 일종의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상태이죠.
회사를 짤리는 것은 기본이고 가까이가면 옮을지도 모른다며 거리를 두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반면 유명 가수가 TS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고, TS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하는 등
TS차별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꾸려는 시도도 있기는 합니다.

주인공도 직장을 잃고 거리를 떠돌다 새로운 곳에 취직했는데 그게 바텐더인 것이죠.
VA-11 HALL-A라는 게임과 비슷하다는 평도 있더군요.

작가의 말로는 발할라와 심야식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시니컬한 외모의 주인공이 바를 찾는 다양한 손님들과 대화하는 것이 메인이고
바에 있는 다른 직원이나 사장님과의 대화도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요소입니다.

TS로 인해 연애를 포기한 주인공이 집에서는 고양이를 기르며 바텐더로 생활하는 이야기입니다.
노벨피아 무료연재로 100화가 넘은 상태이기 때문에 분량도 충분하고 평소 노벨피아를 이용하지 않던 분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요즘 문피아는 읽을만한게 많이 줄었더군요.
독특하거나 흥미있는 것들은 모두 비주류가 되어있고
정해진 클리셰를 따르는 양산형 소설들이 베스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신작들 자체는 많았는데 그 중에서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들을 추려보니 저 3개만 남았네요.
참신한 소설들이 문피아를 떠나 노벨피아에 많이 연재되더군요.
하지만 노벨피아도 마찬가지로 그 사이트에서 주류가 아닌 것은 조회수가 상당히 적은 상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