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채생활

어릴때의 시간은 엄청 느리게 가는데

어른의 시간은 엄청 빨리간다..

시간은 가고 나이는 먹고

변한건 없고 월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생각은 없고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뒤돌아 보면 부모님의 결혼하라는 압박이 쏟아지고

거리에 나가면 친구 가족 커플 모두 행복해 보이는데

지금 나의 현실은 왜이리 허전한건지 마음 한켠이 아려오고

여기서 변화를 시도한들 나이는 30대 후반..

날 받아주는 일자리가 있을까 그래 있긴하겠지

하지만 경력직도 아니라 아예 새로운 출발선에서 

시작 소리가 울려퍼지면 이도 저도 아니게 달리다가

내 다리에 걸려서 넘어질것 같은 느낌이 들고..

다들 분명 열심히 살텐데.. 

나보다 나은 사람들인데

그냥 평범하게 사는 그들이 부럽다..

본인 차도있고 집도있고.. 그게 빚이더라도 

그냥 부럽다..

나는 신용도가 제로라 은행빚 마저도 볼 수 없는

거렁뱅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지나온 과거가 그립다고 하는데

나는 지나온 과거가 부끄럽다..

왜이렇게 살았는지 돈이라도 모아둘껄..

하는 후회감이 내 가슴속에 자리하고있다.

"밥은 먹었어?"

"어.. 그냥 국밥 한그릇 때렸지 너는??"
"그냥 집에 있는 반찬으로 대충.."

30년 지기 친구 주남이는

사업을 다 말아먹고 이혼까지 한뒤로

몰골이 말이 아니다... 물론 내 몰골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오늘은 주남이가 나에게 부탁할것이 있다며 만났다..

"부탁할께 뭔데? 나같이 가난한 놈한테 돈 빌려달라는 말은 아닐거고"

"야 ~ 너 그래도 나보다는 잘살잖냐.."
"뭐야? 진짜 돈 빌려달라는 거야?"
"미안하다... 사실 밥사먹을 돈도 없다.."

"아니.. 위자료 줬다고해도 너 남은 돈은 있을거아냐? 너 혹시 도박하냐??"

"....."

그랬다... 주남이는 휴대폰 메시지에 도박관련 문자를 보고

도박사이트에 가입한뒤 사업이 망한것과 이혼등으로 허전한 마음에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모든 돈을 탕진한것이다.

"도박에... 전부??"
"어..."

고개를 숙이며 우는 주남이

그러나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위로와 100만원 정도의 돈이 전부였다.

"야.. 너 이 돈 가지고도 도박하면 넌 진짜... 나한테 죽는다!!"

"아.. 알았어..."

그렇게 밥을 사먹이고 주남이와 헤어진뒤에..

3일 정도가 지났을까...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소운 경찰서 인데요 혹시 3일전에 김주남씨 만난적 있습니까?"
"네 만난적 있습니다.."

"김주남씨와 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친구입니다"

"지금.. 김주남씨가 살인사건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계시는데요 경찰서로 와주셔야 겠습니다"

"네?!!"

소설에 나오는 모든 인명 기관명 상호는 철저히 허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