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드문 활쟁이+독술사 조합이 흥미로운 <프라이멀 헌터>

제목 : The Primal Hunter

키워드 : 영어 , 판타지, 현대배경, 게임시스템, 먼치킨, 솔로플레이

오랜만에 즐겁게 본 영판입니다. 

예전에 <Defiance of the Fall>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 잘 먹힐 것 같다고 했었는데 

이 작품도 우리나라 독자들 입맛에 꽤 잘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작부분은 갑자기 사람들이 튜토리얼로 순간이동되고 

상태창이 뜨고 임무가 부여되는 등등 그냥 평범한 판설입니다. 

주인공은 활쟁이고요. 

초반엔 그냥 활 좀 잘 쏘는 주인공 나오는 무난한 흐름입니다.

하지만 초기 집단에서 벗어나 홀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재밌는 장면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독제조에 특화된 연금술사 클래스를 얻고, 

혈통빨까지 더해지면서 슬슬 치고 나가기 시작하죠. 

주변인물 가운데 중요한 몇 명을 조명해주긴 하지만 

대부분의 분량은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런 류의 소설에 흔히 나오는 집단 내 갈등, 집단간 갈등, 

라이벌과의 경쟁 뭐 그딴 잡다한 내용은 거의 안나옵니다. 

대부분의 시간동안 주인공은 혼자 다니거든요.

개인적으로 주인공에게 부록들 여럿 딸려다니는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쩌리 만들면 역할도 없으면서 분량만 차지하고, 

쩌리 안 만들려면 주인공이랑 밸런스 맞춰주느라 무리하게 성장시켜야 하고, 

매력적인 인물이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은 공장에서 찍어낸듯한 클리셰 범벅이고.

이 작품 주인공은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별로인데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는 인간관계에 질색팔색합니다.

친인들을 아끼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와는 별개로 솔플을 선호하죠.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며 열혈우정극 찍는 게 취향이라면 비추고, 

혼자서도 잘 살고, 오히려 더 행복해하는 주인공의 무쌍극이 취향이라면 강추입니다.

전개 자체에 대단한 의외성은 없지만 

활쟁이, 연금술사, 혈통능력, 나중엔 마나운용까지 

다채로운 방식으로 성장해나가는 즐거움이 있고 

언뜻 보면 혼자 노느라 단조로울 것 같아도 

실제로 읽어보면 생각외로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던전공략 파트는 퍼즐요소도 포함해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보이고 

중요전투씬의 박진감도 훌륭한 편. 

최근 연재분량에서 튜토리얼 끝나고 현실로 복귀했는데 

약간의 영지경영 요소가 나오지만 그조차도 외톨이 답게 일을 진행해 버립니다.

영지 하나 먹은 다음에 일 잘하는 부하 만들어 다 떠넘겨버리고 

자기는 독수리몹 하나랑 친구먹고 놀러다니면서 이득만 챙겨먹음...ㅎㅎ

이런 일관성 있는 모습 아주 좋습니다.

또 하나 큰 장점이라면 

연재속도가 (영미권 작가 기준으로) 아주 빠르고 꾸준하다는 점이겠죠.

한두달에 한 편 쓰면 아무리 재밌어도 볼 의욕이 안 생기니까요.

지금까지 쌓인 분량만 해도 서너 권쯤 될 것 같고 

얼마전에 1부격인 튜토리얼 파트가 결론이 났으니 지금 읽으면 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