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밤비노의 저주' 해체, NBA서도 재현? 보스턴 DNA는 알고 있다

https://etoland.co.kr/link.php?n=8503688 복사

설마했던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보스턴이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을 노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2004년에 써낸 유일무이한 리버스 스윕의 역사를 재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스턴 셀틱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2023 NBA 플레이오프 마이애미 히트와의 동부 결승 6차전에서 110-97로 승리했다.

1쿼터부터 15점 차 리드를 잡은 보스턴은 이날 시종일관 마이애미에 여유 있는 리드를 유지하며 경기를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2차전과 3차전에서 평균 104.5득점에 그치며 득점 가뭄에 시달렸던 보스턴. 하지만 4차전과 5차전에서는 나란히 110점 이상을 폭격하며(116점, 110점) 평균 14.5점차의 완승을 거뒀다.

보스턴은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을 노리고 있다.

역대 NBA 7전 4선승제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한 팀이 3승 0패로 앞서나간 경우는 150차례 있었다. 그리고 이 150차례의 사례에서 모두 3연승을 먼저 거둔 팀이 시리즈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즉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4연승 리버스 스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보스턴이 최초의 역사를 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일단 당초 보스턴과 마이애미의 동부 결승 시리즈는 보스턴의 확실한 우세가 점쳐지던 시리즈였다. 마이애미는 타일러 히로, 빅터 올라디포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8번 시드였고, 보스턴은 큰 부상자 없이 동부 결승까지 올라온 '탑독(top dog)'이었기 때문이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보스턴이 남은 시리즈 2경기를 모두 잡아버려도 이상하지 않다. 심지어 마이애미는 주전 가드 게이브 빈센트가 발목 부상으로 5차전에 빠졌고 케빈 러브도 발목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 마이애미의 홈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6차전만 잡는다면, 보스턴이 TD 가든으로 돌아와 7차전에서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을 달성할 가능성이 오히려 커진다.

보스턴 스포츠 팬들은 이미 역대급 리버스 스윕의 역사를 경험한 기억이 있다. 2004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에서 벌어진 대역전극이다.

당시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만난 레드삭스는 시리즈 시작과 동시에 3연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4연승으로 시리즈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 역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이었다. 이후에도 메이저리그는 3연패 이후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사례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2004년의 레드삭스가 유일무이한 케이스다.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라간 보스턴은 기세를 이어가 세인트루이스까지 격파, 무려 8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푸는 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의 7전 4선승제 리버스 스윕을 해낸 보스턴이, NBA에서도 최초의 7전 4선승제 리버스 스윕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단 보스턴은 원정에서 열리는 6차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6차전은 28일에 진행된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기사제공  루키

이동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