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같이 살았네요.
길거리에서 꼬약거리는놈 데려다가 첨엔 아무것도 몰라서 참치캔이랑 우유 주면서 시작했습니다.
발랄한 똥꼬냥이 일때는 영수증 뭉쳐서 던져주면 물어오고
오뎅꼬치 하나에도 코랑 발바닥이 핫핑크가 되도록 같이 놀았었죠
키우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이사도 여러번 다녔는데
가장 기억나는건
총각일때 서향인 원룸에서 퇴근하고 혼술하고 있으면
식탁위에 올라와 뒤돌아서 마징가귀를 하고 같이 술동무해줬던게 기억나네요.
말도 참많은 녀석이었는데..
당뇨가 있는줄은 알아서 사료도 이리저리 바꿔봤는데.
노묘로 분류되는 올해 초부터 살이 급속도로 빠지더니 병원에서 췌장염 진단 받고 2일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오래 아프지 않고 가서 다행이긴한데 뭐가 급해서 그리 일찍 간건지..
숨이 넘어갈때 쓰다듬어주고 주물러 주고 해서 그런지 편하게 갔어요..
마르긴 했어도 눈만 감겨놓으면 영락없이 자는 모습인데..
화장장에 가면서 참 많은 생각이 났습니다.
반려묘들 많이 이뻐해주세요.
그냥.. 많이 이뻐해주세요..
보고싶네요 또.. 자슥,..
(후방)
옆에서 본 거유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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