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약스포) 넷플릭스 인간수업 - 역시 한국은 이야기꾼의 나라

소문이 무성하길래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 토요일에 운동가기전 잠깐 하나만 볼까 했다가.

결국 운동은 커녕 아무것도 못하고 10회까지 다 보고 지금 또 한번 더 정주행 했네요..

인간수업을 보면서,  봉준호였던가요? 한국은 이야기꾼의 나라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지금까지 인생의 1/3을 한드 미드 영드 넷플 보는데 허비한 사람으로서,

이정도 스토리라인과 전개, 연출력을 가진 드라마는 본 적이 없네요.

대한민국 방송국을 벗어나니 한국인의 진정한 이야기 보따리가 본격적으로 풀려버린 느낌입니다.

유튜브 반응을 보면, 국내 네티즌 뿐 아니라 해외 네티즌들도 대부분 기존에 본 적이 없는 드라마라며 극찬.

매번 조금만 불편한 내용 나오면 여초들의 검열에, 방통위의 제재와 심의로 걸레짝이 된 결과물을 보면서

진짜 여기까지가 한류의 한계구나 싶었는데, 그걸 넷플릭스가 해결해 준 것 같아서 너무 기쁩니다.

해외 한드팬들도 대체 왜 한드는 성인 드라마도 담배랑 칼을 모자이크 하고, 욕을 삐처리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하거든요.

다만 제 시각으로 볼때는 인간수업에도 요즘 대한민국에서 유행하는 PC와 페미니즘은 존재했습니다.

초반 동성애의 자유를 강조하는 부분은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나갔지만,

19금 드라마에 그 주제가 무려 성매매인데 톱과 도끼질에 피가 낭자하면서도 노출씬은 정말 단 한개도 없고. 

(성매매 여성중 한명이 미성년자로 나오지만, 나머지 성매매 여성들은 성인이었음에도 노출씬 완전 배제)

대놓고는 아니지만 은근히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여기며 내용을 진행합니다.

또한 남자 주인공은 물론 조폭두목까지도 여성에게 기가 죽고 움츠리는 모습이 위주인 반면에,

여성출연자 대부분이 남성 출연자보다 말투와 행동이 걸걸하고, 성격도 공격적으로 나오는 모습에서는

굳이 이렇게까지, 너무나 의도적으로 여성을 강하게 남성을 나약하게 표현해야 했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이 드라마에서는 우리가 흔히 보아온 여성스러움을 가진 출연자는 단 한명도 나오지 않습니다, 단 한명도)

내용을 주도적으로 끌고가는 캐릭터는 여성 주인공 규리, 심지어 경찰도 여자, 조폭도 왕언니 미정이 실세.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조폭두목 류대열이 왕언니 미정에게 불만이 폭발하며,

"너는 왜 항상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해? 왜 내 감정에는 공감해 주지 못해?" 라고 할때는 실소가 터지더군요.

저 멘트는 남초커뮤에서 한녀들을 비꼴때 쓰는 단골멘트였죠, 그걸 남성 출연자가 그것도 조폭 두목이 멘트를 치니까

과연 이게 작가와 감독의 페미니즘으로 남성들을 비꼬기 위해 넣은건지, 

아니면 PC로 유명한 넷플릭스의 페미니즘 강요에 빡친 작가나 감독이 일종의 반항심으로 집어넣은 장면인지.

굳이 저 멘트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넣은건 의도적이라는건데 정말 아리송 하더군요.

다만, 그래도 작품 자체가 너무 훌륭해서 불만을 가질 틈이 없습니다. 그만큼 대단한 역작입니다.

그래, 페미니즘을 껴넣으려면 이정도 작품성을 갖추고 만들어라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니까요.

저는 인간수업을 계기로, 한국의 수많은 이야기꾼들이 넷플릭스로 몰릴거라 확신합니다.

와.. 이런 얘기를 써도 돼? 이런것도 드라마로 만들어줘? 이런것도 성공해? 라는 확신을 줬으니까요.

아마도 시즌2는 100% 나올겁니다. 넷플릭스가 흥행한 작품을 시즌1로 끝내는 경우는 없었죠.

최근에 화제였던 메시아의 시즌2가 캔슬되어서 아쉬웠지만, 그건 종교계 반발이 너무 커서 어쩔수 없었다고 하니..

아직 안 본 분이 있다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한국 드라마의 잠재력이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