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 3구, 재건축부담금 환수 3년 유예로 3조 ‘꿀꺽’
김희진 기자 [email protected]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제도가 3년 동안 유예되면서 주거복지 등 시민들 몫으로 돌아갔어야 할 재건축부담금 3조원 이상이 강남 3구 특정 지역 주민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 등에서 받은 ‘2015~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 현황’을 보면 해당 기간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한 재건축 조합 55개 중에서 63.6%(35개)는 강남 3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이 나온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2014년 12월 이른바 ‘부동산 3법’이 통과될 때 유예기간이 3년 연장됐다. 법 개정으로 2017년 12월31일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사업에는 부담금을 면제해줬다.
2017년 말 3개월 동안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25개 조합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그해 12월에만 서초·강남·송파에서 15개 조합이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속도전을 벌였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 2018년 1월을 앞두고 턱걸이로 부담금을 면제받은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유예되면서 이들 조합이 면제받은 재건축부담금은 최소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된 서초 반포3주구(조합원 1인당 평균부담금 약 4억원)와 비슷한 규모의 주요 4개 조합(서초 한신4지구, 서초신동아,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잠실 진주)을 기준으로 감면 금액을 추정하면 3조1248억원에 달하는 재건축부담금 면제 혜택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재건축부담금은 조합의 노력이 아닌 정부 계획이나 승인 등으로 발생한 불로소득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에서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액의 50%를 환수한다. 부담금 50%는 국가에 귀속되고, 광역지자체(30%)와 기초지자체(20%)에 배분된다. 국가 귀속분도 공모를 통해 광역·기초지자체에 절반씩 배분된다. 지자체에 배부된 부담금은 임대주택 건설·매입 관리비, 도시재생비용, 주거복지 증진 등 목적으로 사용된다.
강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요구로 부동산 3법이 처리되면서 지자체가 개발을 위해 사용할 비용을 증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강남 지역 25개 조합으로 확대하면 예상되는 감면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직 국회의원 중 3명은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2015년 국회공보를 보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13~2014년 사이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팔고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구입했다. 2017년을 나흘 남겨두고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단지다. 같은 당 이헌승 의원은 당시 신반포 한신3차를, 한기호 의원은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강 의원은 “당시 주택시장 안정과 미실현이익에 대한 부과 문제를 이유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이 개정됐으나 법안 통과로 인해 2014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며 “앞으로라도 재건축부담금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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