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조작해 자사 상품만 노출시킨 네이버에 과징금 267억원
박상영 기자 [email protected]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검색 알고리즘을 자사에게 유리하도록 인위적으로 조정한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자사만 유리하도록 검색 알고리즘 조작을 공정위가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 오픈마켓 출시 전후로 11번가, G마켓 등 경쟁사 상품에 낮은 가중치를 적용해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낮췄다. 자사 상품에 대해서는 페이지 당 일정 비율 이상 노출을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이후 추가적으로 자사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첫 페이지를 많이 보고 첫 페이지에 노출된 상품을 가장 많이 클릭한 사실을 알고 조작한 것이다. 네이버는 알고리즘을 조정할 때마다 사전 시뮬레이션과 사후 점검 등을 통해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관리했다.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두고는 담당 임원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 제한 개수를 8개에서 10개로 늘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 쇼핑검색결과에서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 노출 비중은 2015년 12.7%에서 2018년 26.2%로 증가했다. 반면 경쟁사인 A 사는 12.0%에서 10.0%로, B 사는 12.4%에서 8.5%로 각각 낮아졌다. 노출 비중 증가는 거래 증가로 이어져 5.0%이었던 네이버 오픈마켓 점유율은 21.1%까지 성장했다.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검색 알고리즘 개편 사실을 경쟁사에 알리지도 않았다. 키워드가 검색결과 상위 노출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됐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네이버TV만 쉽게 노출 됐다. 네이버는 내부 교육자료를 통해 타사 데이터에는 부족한 키워드가 간접적인 가중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네이버는 자사 동영상 중‘네이버TV 테마관’에 입점한 동영상에는 직접적으로 가점까지 적용 했다. 이 가점은 네이버TV 동영상만 받을 수 있고 경쟁 동영상 플랫폼의 동영상은 품질이 좋아도 받을 수 없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면서 네이버TV 동영상 수는 일주일 만에 22%나 늘어났으며 가점까지 받은 테마관 동영상의 노출 수 증가율은 43.1%에 달했다. 반면 검색제휴사업자의 동영상 노출 수는 일제히 줄어들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부당하게 노출 순위를 조정해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오픈마켓·동영상 플랫폼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고 강조했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거래 분야에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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