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아파트, 문 정부 3년간 4억5000만원 상승...역대 정부 중 최고
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93년부터 6개 정권 동안 강남4구 18개·비강남 16개 단지 등 총 34개 단지(8만여 세대)의 아파트값 변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부동산뱅크 및 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자료를 활용했으며 25평 아파트의 평당(3.3㎡) 시세를 기준으로 했다.
■문재인 정부서 아파트값 ‘껑충’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 초기 8억4000만원에서 3년만에 12억9000만원으로 4억5000만원 올라 상승액 기준으로 역대 정부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권별로 보면, 김영삼 정부에서 아파트값은 정권초 1억8000만원(평당 727만원)에서 정권말 2억3000만원(평당 915만원)으로 5000만원 상승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정권초 2억3000만원에서 정권말 4억원으로 1억7000만원 올랐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정권초 4억에서 정권말 7억6000만원으로 3억7000만원 상승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권초 7억6000만원에서 정권말 6억6000만원으로 1억 떨어졌다. 역대 정부 중 유일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권초 6억6000만원에서 8억4000만원으로 1억8000만원 올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노무현 정부가 서울 평균 94%로 가장 높았고 김대중 정부 73%, 문재인 정부 53%, 박근혜 정부 27%, 김영삼 정부 26%의 순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13%를 기록했다.
경실련 측은 “역대 정권 중 문재인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상승액은 8억2000만원으로 전체 상승액의 7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강남-비강남 격차, 28년간 100배
강남과 비강남의 아파트값 격차는 벌어졌다.
1993년 김영삼 정권 초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값은 각각 1억8500만원과 1억7600만원으로 아파트 1채당 차액은 900만원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9억2353만원(2020년 5월 기준)으로 100배 증가했다.
정권별 임기말 기준으로는 김대중 정부 당시 2억3000만원, 노무현 정부에 5억4000만원이었다. 아파트값이 하락한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권 초 5억4000만원에서 정권말 4억10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정권말 6억1000만원으로 늘었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자산격차도 벌어졌다.
지난 28년간 아파트값은 강남권 평균 1억8000만원에서 17억2000만원으로 15억4000만원이 증가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는 경우 땀흘려 일하지 않아도 15억4000만원의 불로소득을 얻은 것”이라며 “반면 전월세 무주택자는 전세금 마련에 따른 금융비용과 월세지출 등으로 자산증가는커녕 각각 3억2000만원, 4억500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로 출범초부터 아파트값을 폭등시켰고, 임대업자에게 세금과 대출 특혜를 제공해 주택 사재기에 나서게 만들었다. 개인에게는 집을 팔라고 해놓고, 투기 세력을 양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의 22차례 부동산 대책 특징은 개인에게는 대출축소·금지 등 온갖 규제를 남발하고 세금 폭격을 가하는 반면 재벌과 공기업 주택건설업자 투기꾼에게는 특혜 정책만 남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부동산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더 이상의 땜질식 정책을 중단하고 부동산시장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며 공공·민간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선분양 아파트 전체에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공시지가 현실화와 임대사업자 세금 특혜 철폐, 개발 확대책의 전면 재검토 등도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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