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익편취 규제 강화로 내부거래 못하고 지분 팔아야?…공정거래법 개정안 비판에 반박 나선 공정위

사익편취 규제 강화로 내부거래 못하고 지분 팔아야?…공정거래법 개정안 비판에 반박 나선 공정위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16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사익편취 규제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전날 한 경제신문에 실린 ‘뉴딜과 기업 때리기의 기막힌 디커플링’이라는 제목의 시론 내용과 관련해 공정위 입장을 설명한다는 취지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해당 시론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라고 주장했다. 재벌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사익편취 행위 규제 강화에 대해 “(대기업집단의) 지분율이 적어져 경영권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지분을 처분하지 않으려면 (수직 계열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상승의 장점을 가진) 계열사간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공정위가 지난 1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는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기준인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비상장사)과 30% 이상(상장사)인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 범위를 상장·비상장사 모두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해당 상장·비상장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새로 규제한다.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지는 않지만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우려가 큰 사각지대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8년 내부거래 금액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들(9조2000억원)보다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들(27조5000억원)에서 더 많았다.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면 규제 대상 회사는 올해 5월 기준 210개에서 591개로 늘어난다.

공정위는 최 교수의 시론을 거론하며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이 계열사간 거래를 못하게 되거나, 지분을 일거에 매각해야 한다는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규제)반대 입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익편취 규제는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내부거래는 허용하되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부당한 내부거래만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익편취 규제 강화로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분매각의 의무를 부과하거나 내부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해당 기업이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언론사 시론에 대해 설명자료를 낸 것은 향후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될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반대 의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경제위기로 경영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 강화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경제계와 전문가 등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