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21대 국회서 그대로 ‘고(GO)’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공정위는 10일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오는 11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상법 개정안 및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기조를 뒷받침하는 대표 법안이다. 정부는 공정거래법 시행 37년만인 2018년에 처음 전부개정안을 만들어 20대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야당·재계가 기업활동 위축을 들며 반대하고 여당은 후순위 입법과제로 미루면서 진전 없이 자동 폐기됐다. 공정위는 기존 발의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입법을 재추진한다.
전부개정안은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한다.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비상장사)과 30% 이상(상장사)인 계열사만 해당됐던 규제 대상을 상장·비상장사 모두 20% 이상인 곳으로 확대한다. 해당 상장·비상장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를 받는다. 이를 적용하면 올해 5월 기준 210개인 규제 대상 회사가 591개로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SK그룹의 SK,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등이 새로 포함된다.
공익법인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원칙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공익법인은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 수단이라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규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손자회사의 지분율도 상향(상장사 20→30%, 비상장사 40→50%)된다.
가격담합·입찰담합 등 경성담합 사건에 한해 공정위 전속고발권이 폐지된다. 폐지시 검찰은 공정위 고발 없이도 경성담합 사건을 수사해 재판에 넘길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검토 의사를 밝힌 ‘일반 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 허용’ 방안은 전부개정안에 담기지 않았다. 금산분리 원칙을 해치며 재벌에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CVC 보유 허용 관련해 정부안을 제출할 계획은 없다”며 “의원 발의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CVC 허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부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 공정경제 입법 과제를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176석을 보유해 추진력도 갖췄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전속고발권 폐지는 검찰의 중복수사 및 별건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야당과 재계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보고서에서 “총수일가가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간접 보유하거나, 파생상품 계약 등으로 사실상 보유한 회사도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보유 요건을 50% 이상으로 통일하고, 기존 지주회사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밀상점)
대용량 일회용 전자담배 비밀특가!
(7042)
주식 월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