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사 신고 누락’ 대기업 고발지침 마련···네이버 이해진 무혐의 영향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벌 총수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제출하는 대기업집단 관련 자료가 누락된 사실을 보고 받고도 용인할 경우 예외없이 검찰에 고발된다.
9일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 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 제정안’을 이날부터 이달 2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사안별로 결정했던 고발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발지침이 적용되는 공정거래법상 법위반 행위는 ‘지정자료 제출의무 위반’ ‘지주회사 설립·전환 신고의무 위반’ ‘지주회사 사업내용 보고의무 위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등 신고의무 위반’이다.
공정위는 재벌총수와 기업집단 소속 임직원 등의 자료제출·신고 관련 위반행위에 대해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을 기준으로 고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각 기준에 해당하는 정도는 현저·상당·경미 순으로 나눠 판단한다.
위반행위가 계획적으로 실행되거나 자료 허위·누락 사실을 보고 받고 승인·묵인하는 등 위법 인식 가능성이 ‘현저’하면 중대성 정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고발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에 필요한 계열사 현황 자료에서 제출 의무자나 대리인 본인이 상당 지분을 가진 회사를 누락하는 등의 경우는 인식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 고발한다.
인식가능성과 중대성 모두 상당할 경우 원칙적으로 경고 처분하나 사안에 따라 고발 가능하다. 공정위는 자진신고 여부, 조사 협조 여부, 해당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하는지 등을 사안별로 반영할 방침이다. 인식가능성이 상당한데 중대성은 경미할 경우 경고 처분한다.
인식가능성이 경미하면 중대성 정도와 무관하게 경고 처분한다. 다만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 수사기관에 통보할 수 있다.
앞서 네이버 창업자이자 총수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015년 계열사 신고 과정에서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포함해 총 20개 계열사를 신고 누락한 혐의로 지난 2월 공정위로부터 고발됐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계열사 신고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GIO에 무혐의 처분했다. 이를 두고 기업집단의 신고·자료제출 의무 위반과 관련해 공정위 고발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재계 등에서 제기됐다.
공정위는 이 GIO에 대한 검찰의 판단 내용 등을 감안해 이번 고발지침을 만들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고발지침안 마련으로 기업집단 관련 절차적 의무위반에 대한 고발기준이 구체화돼 공정위 법집행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고의적인 허위신고 및 자료제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법 준수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발지침안에 대한 의견은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에 e메일([email protected])과 팩스(044-868-2691), 우편(30107)으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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