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에 성장률 2.1%로 하향···기준금리는 동결
안광호 기자 [email protected]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2.3%보다 0.2%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에 예상한 1.0%를 유지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2.4%를 유지했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연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발 중간재 공급과 수출이 동시에 충격을 받은 상황인데다 국내 내수 위축과 경기 부진, 소비심리 악화 등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를 보면 이달 전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세계 거시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수치(2.1%)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최대 1.7%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이 2.1%였으니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0.4∼1.3%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2%에서 2.0%로, JP모건은 2.3%에서 2.2%로 낮췄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서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내수 위축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으나 한은 금통위는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해 11월과 올 1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 동결 결정이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리고 나서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0.25%포인트씩 올렸다가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다.
한은은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초강력 규제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부동산시장은 언제든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가계빚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돌파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4일 “추가 금리 인하에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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