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수출 피해, 한국이 독일보다 커…‘중국 수출의존도’ 줄이려면 CPTPP 가입해야”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영관 연구위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송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제조업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한국 등에서 크게 나타났다고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독일(0.5%)과 한국(2.0%)이 2018년보다 각각 1.0%포인트와 0.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무역량 감소가 두 나라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수출 피해는 한국이 독일보다 컸다. 송 연구위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자료를 바탕으로 각 나라의 수출액 지수(2018년 100) 변화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2019년 1분기 91.47에서 3분기 87.7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독일의 수출액 지수는 102.32에서 101.53으로 소폭 떨어졌다.
송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한국의 수출액 감소가 독일보다 큰 원인으로 중국 등 주요국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를 지목했다. 무역갈등 피해를 미국보다 중국이 더 크게 받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감소와 중국 내수시장 위축이 한국의 수출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송 연구위원 분석 결과 2018년 기준 GDP 대비 수출 비중은 한국(44%)과 독일(47%)이 비슷하지만,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한국(27%)이 독일(7%)의 4배 수준이었다. 수출 상위 5개국으로의 수출 비중도 한국(60%)이 독일(36%)보다 높았다. 수출품 집중도 지수는 한국(0.198)이 독일(0.093)의 2배 이상이었다.
송 연구위원은 기존의 세계 무역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특정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WTO(세계무역기구) 중심의 자유무역주의 기조 쇠퇴,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을 “세계 무역질서의 구조적 변화”로 지목했다.
송 연구위원은 “한국은 통상지형을 확대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한다”며 CPTPP 가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CPTPP 체제 안에서 교역이 이뤄지는 모든 중간재를 자국 생산품으로 인정하는 ‘누적 원산지 제도’를 두고 “회원국 내 투자와 중간재 무역거래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CPTPP는 누적 원산지 제도로 인해 일본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송 연구위원은 아울러 한국 정부가 소재·부품 산업과 수출에 대한 지원정책이 효과적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WTO 체제와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에 대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군사/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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