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법 차명주식 실명전환 10년간 과징금 부과 0원
안광호 기자 [email protected]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국내 주요 상장기업의 CEO와 대주주가 차명주식 보유 후에 실명전환한 건수는 총 64건, 지분가액은 1조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감원이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공시된 지분변동 내역을 토대로 작성해 금융위에도 제출한 자료다.
실명전환자 명단엔 이른바 ‘황제 보석’으로 논란이 됐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올 4월 실명전환·당시 지분가액 2525억원)을 비롯해 홍영돈 에스와이 회장(올 4월·248억원), 송병준 게임빌 대표(2016년 2월·279억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2015년 11월·1092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차명주식은 주로 재벌이나 고액자산가들이 조세회피와 편법상속 등의 목적으로 악용한다. 실명전환자 중엔 자진신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국세청 등에 적발된 후 실명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금융실명법과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 위반에 해당된다.
금융위와 국세청은 차명주식을 보유하다 실명으로 전환할 시에 과징금과 함께 높은 세율의 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위는 금감원이 파악한 64건 중 단 한 건도 과징금 부과를 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실명법 부칙과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과징금은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도입 이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 부과할 수 있다”며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 계좌 개설 시기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손혁 계명대 교수(회계학)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쉽게 실정법 위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도 금융당국이 여태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재호 의원은 “금융위가 국세청에 이들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요청한 사례도 전무하다”며 “금융위가 일부 수사기관 통보는 했지만 과징금 부과 등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
민희진 말이 다 맞다면, 이렇게 하면 안됐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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