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임대아파트 ‘발코니 확장 무료’ 광고 후 분양전환시 ‘비용 끼워넣기’ 건설사···입주자들에 28억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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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대아파트 ‘발코니 확장 무료’ 광고 후 분양전환시 ‘비용 끼워넣기’ 건설사···입주자들에 28억 배상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

임대아파트 입주자 모집시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광고했지만, 향후 분양전환시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비용을 끼워넣은 건설사가 입주자들에게 수십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경남 사천시의 한 아파트단지 입주자 318명이 아파트 시공사 ㄱ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달 15일 입주자 승소로 확정 판결했다. ㄱ사가 입주자들에게 줄 손해배상액은 총 28억2100여만원이다. ㄱ사는 2010년 임대아파트 입주민을 모집하며 “700만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시공해주겠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임대의무기간 5년이 끝나고 아파트를 분양전환하며 발코니 확장비용을 분양전환가에 포함시켰다. 30평형은 900만원, 34평형은 990만원 가량이다.

입주자들은 광고 내용과 다르다며 소송을 냈다. 발코니를 확장한 공간에 가구를 설치하고 그 비용을 전가한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ㄱ사는 임대차 단계에서 이뤄진 해당 광고가 분양전환 계약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입주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광고에 ‘분양전환시 시세차익’을 내세운 점 등을 감안해 “해당 광고는 분양전환 내용까지 포함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봤다. 이러한 광고를 통해 시공사와 입주자들 간 계약조건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광고 시작 이전에 계약한 입주자들은 발코니 확장비용 배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재판부는 발코니 확장공간에 설치된 붙박이장 등을 두고 “확장된 공간의 효율적 이용에 도움이 되는 가구라 볼 수 없다”며 설치비는 배상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발코니 확장비와 가구 설치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편법으로 분양가를 과다 책정하거나 입주자의 공간 활용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심과 대법원도 이러한 판단이 맞다고 봤다. ㄱ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광고를 허위·과장광고로 경고한 처분에 대해서도 행정소송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