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감독, “제 능력은, 제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

(베스트 일레븐=울산)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2년 연속 우승하기 힘든 상황이 주어진 것과 관련해 스스로 울산 감독직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는 부담스러운 질문에 “평가는 내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라운드 그룹 A(상위) 26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 0-1로 패했다. 울산은 후반 18분 바로우에게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중요한 승부처에서 씁쓸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제 우리가 우승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마지막 광주 FC전을 잘 준비해서 마무리를 잘하도록 하겠다”라고 경기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이제 경기가 끝났으니 휴식이 먼저다. 다시 준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남은 광주전에서 심기일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김 감독에게 굉장히 부담스러울 법한 질문이 날아들었다.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본인이 울산 감독직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이 주어진 것이다. 김 감독은 “무슨 답을 원하는 거냐”라고 되물은 후, 스스로 생각하기에 지난 2년간 거둔 성과에 대한 솔직한 자평을 묻는다는 질문에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과 축구에 대한 즐거움과 기쁨을 많이 느꼈다”라고 운을 뗀 후, “2년간 함께 준비하면서 주어지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이 팀을 지도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비록 성적이 아쉽긴 해도, 축구 자체에서는 좋은 내용을 거두었다고 본다. 그리고 제 능력은, 제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저 도전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쳇바퀴를 타고 있을 뿐이다. 지도자를 그만두는 순간까지 그러한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을 하다보면 많은 상황이 생긴다. 운 나쁜 상황도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에 대해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지만, 감독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질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 내용에 관해서는 최선을 다했다. 골이 안 나와서 아쉬울 따름이지 오늘 경기에서도 우리들의 능력을 발휘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치명적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김기희를 위로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선수 처지에서 패배 원인을 주게 되면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기분을 갖게 된다. 지금은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휴식이 필요하다. 지나간 건 잊고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축구는 계속해야 한다. 다만 반복적인 실수는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극복해야만 발전해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김태석 기자([email protected])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사제공  베스트일레븐

전북전은 김기희가 지배함.
올시즌 對 전북전 1차전 퇴장, 2차전 실책
결승전 다운 경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