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선빈, '타격왕 위용' 되찾을까?

김선빈의 또 한 가지 변화는 2루수로의 변신이다. 2008년 프로 데뷔 이래 줄곧 KIA의 주전 유격수를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그는 유격수 수비 소화 이닝이 835.2이닝에 그쳤다. 9개의 실책과 수비율 0.978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간 잔부상에 시달린 탓인지 유격수 수비가 불안해졌다.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김선빈은 안치홍이 떠난 2루수로 나서고 있다. 대신 유격수는 지난해 주전 3루수를 꿰찬 박찬호가 맡았다. 지난해까지의 '2루수 안치홍 - 유격수 김선빈'의 KIA 키스톤이 올해는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로 재편될 것을 암시한다. 

유격수보다 수비 부담이 덜한 2루수를 맡을 경우 타격 기록이 향상될 수 있음을 김상수(삼성)가 입증했다. 그는 줄곧 맡아온 유격수 자리를 FA 잔류 계약 직후인 2019시즌에 '유턴파' 이학주에 넘겨준 뒤 2루수로 반등에 성공했다. 2루수 전환에 성공한 김상수는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발탁되어 인상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안치홍의 이적으로 김선빈은 또 다른 책임감을 요구받고 있다. 그는 30대 중후반의 베테랑과 20대의 유망주 야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김선빈의 활약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KIA 야수진은 '중간층'이 사라지며 휑해질 수밖에 없다. 

2020년 KIA는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린다. FA 계약 첫해에 포지션 전환을 경험하는 김선빈이 KIA의 반등에 앞장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