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가 되면 몸길이 약 68cm, 몸무게 6kg 정도로 성장하는 턱끈펭귄에게는 많은 천적이 있다. 레오퍼드바다표범은 성체를 노리며 물떼새와 갈색도둑갈매기는 알과 새끼를 공격하곤 한다.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턱끈펭귄은 '24시간 경계 태세'를 해제할 수 없는 것이다.
통상 2개의 알을 낳는 턱끈펭귄은 암컷과 수컷이 6일씩 번갈아가며 알을 품는다. 부화까지 소요되는 37일동안 턱끈펭귄들은 긴장의 놓지 않는다. 턱끈펭귄이 잠들 새 조차 없이 새끼를 보호하는 비법은 그동안 학계의 수수께끼였다.
과학자들이 턱끈펭귄이 짧은 시간 잠을 자면서도 경계 태세를 무너뜨리지 않는 방법을 밝혀냈다.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깜빡이는 단 몇 초동안의 '미세수면(마이크로슬립)'을 통해 수면을 보충한다는 설명이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폴앙투안 리부렐 프랑스 리옹신경과학연구센터 연구원 공동연구팀은 턱끈펭귄의 이같은 독특한 수면 방식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 12월 한 달에 걸쳐 알을 품고 있는 턱끈펭귄 14마리를 관찰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수면뇌파(EEG)와 뇌파(EEG) 측정기, 가속도계, GPS, 잠수기록계 등이 들어 있는 장치를 사용해 실제로 턱끈펭귄이 수면 뇌파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녹화 영상이나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턱끈펭귄의 수면 행동을 지속적으로 조사했다.
분석 결과 턱끈펭귄들은 실제로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깜빡이는 아주 짧은 시간 수면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 짧은 시간 잠에 드는 미세수면을 통해 잠을 보충하는 것이다. 턱끈펭귄들은 이런 방식으로 하루에 11시간이나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수면은 인간에게서도 나타나는 수면 행동이다. 운전 중 순간적으로 잠에 빠지는 '졸음운
전'이 대표적이다. 다만 사람의 경우 미세수면을 통해 수면의 피로회복 효과를 얻을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턱끈펭귄들의 번식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미세수면 수면법은 턱끈펭귄들로 하여금 수면의 이점을 누리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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