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저주 (Relic, 2020)

어머니(할머니)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에 딸과 손녀가 시골집을 찾아갑니다. 당분간 치매가 있는 할머니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공포영화 입니다.

영화의 장르는 호러이지만 내용은 슬픈 드라마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의 전달에 초점이 맞춰진 공포영화를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영화는 좋았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공포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한방이 강력하게 와닿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공포영화를 보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진 적은 또 처음이네요... 그냥 슬프기만 한게 아니라 무서우면서 동시에 슬픕니다... ㅋㅋ 

슬픈 드라마 장르 영화에나 나올만한 소재인데 공포 장르에 접목시키니 오히려 관객이 받는 효과가 더한 것 같습니다. 

치매라는 병에 대해서, 나이든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공포 영화였던 것 같네요.

점프 스케어식의 공포 요소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오로지 사운드와 분위기 연출로 공포감을 만들어 냅니다. 

인물들이 겪는 일들이 어떻게 보면 별 일 아닌것도 지속적인 텐션 유지를 위해 공포스러운 연출과 사운드가 조금 과하게 남발되는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만 그 때문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어떤 장면은 분위기만으로도 이렇게 잘 쪼는구나 싶더라구요 ㅋㅋ

분위기로 조지는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할만한 영화인 것 같아요. 자극적인 공포가 아니다 보니 어둡고 적절한 사운드 환경을 맞춰놓고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분이 감독님이신데 참 미인이시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