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넬로피와 단짝이 되어 그렇게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던
랄프가 친구의 꿈을 응원해주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친구를 생활반경에서 멀리 보내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랄프가 이걸 해냅니다.
감명 깊었습니다.
친구 사이뿐만 아니라 애인, 가족, 직장동료 등등 인생 전반에 걸쳐 해당하는 주제 입니다.
살면서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건에 대한 집착도 번뇌에 빠뜨리는데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영화는 음, 전반적으로 평이하군요.
인터넷 시대에 맞게 랄프와 바넬로피가 인터넷 세계와 조우하는 장면들이
재치 있었고, 디즈니 캐릭터들 및 공주들과의 만남, 우정 등이 상쾌한 재미와 기시감을
주었습니다.
저는 1편이 주는 압도적인 감동이 역시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어린 시절에 전국 어디나 동마다 대여섯개씩 되던 전자오락실은 피씨방의 등장으로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문래역과 영등포구청역 사이 정중간에 위치했던 영등포 세운상가(?)가
오락기 유통의 메카였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의 짱오락실을 버스타고 지나면서 볼 때마다 꼭 가봐야지 하는데,
사실 지금의 오락실은 엔터테인먼트 장소가 되었습니다.
대형 영화관이나 놀이시설에나 가야 현직 오락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마메나 오픈마켓에서 파는 문방구용 소형 오락기들이
있어 소중한 날들을 회상시켜 주기도 하네요.
그 시절의 이름모를 친구들과 오락실 주인아저씨, 아줌마들
오락실 특유의 문화들은 이제 추억으로 남겨진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
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종로에 모든 게임 백원짜리 대형 오락실을 만들어서
전국의 오락실 키즈들과 재회하겠다는 꿈이 있는데,
로또나 되야 가능하니 말입니다. 컵라면은 500원으로 원가만 받고^
오락실에서 하루종일 놀다가 집에 와 잠들기 전에 캐릭터들은 밤에 뭘할까 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그 상상을 영화로 만날 수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주먹왕랄프2를 보다보면 미국오락실도 아이가 많이 줄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것들이 변해가지만
잊히지 않는 사람, 물건, 문화, 추억들을 지워지지 않는 디지털로 재상기 시켜준
주먹왕랄프 시리즈를 강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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